판교신도시 영향으로 용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 연기가 속출하는 가운데, 김포 장기지구도 택지 공급가를 두고 한국토지공사와 민간업체간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선수 계약을 맺은 지 2년도 안됐지만 토공이 본계약을 맺으면서 땅값을 많게는 50% 이상 올렸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땅값이 어떻게 50% 이상 치솟을 수 있느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토공은 "선수계약을 맺은 이후 장기지구가 김포신도시로 편입돼 기반시설과 관련한 부담금이 늘어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계에 토공이 지나친 이윤 챙기기로 분양가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라 해당 업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평당 350만원 땅이 2년도 안돼 500만원으로 `껑충' = 김포 장기지구 주택사업에는 8개 민간업체가 뛰어들었다.

A사의 경우 2003년 11월 부지 9천900여평을 평당 340만원선에 매입하는 내용의 선수 협약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작년 7월 장기지구가 김포 신도시에 통합되면서 본계약 체결이 지연돼 왔으며, 그러다 지난 21일 토공측이 갑자기 업체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토공은 감정평가를 거친 땅값 상승분을 발표했는데, A사의 토지는 어느새 평당 517만원으로 평당 177만원 올라 52%나 상승했다.

토지 비용이 336억원에서 순식간에 512억원으로 뛰어버린 것이다.

이와 함께 토공은 일주일 뒤인 28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그때까지 땅값 상승분이 포함된 잔금의 30%를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B건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A사와 비슷하게 2003년 11월 평당 340만원 수준에 선수 계약을 맺었지만 땅값은 평당 511만원으로 올랐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를 올리는 수 밖에 없는데, 분양가를 올리는 문제도 쉽지 않아 결국 부실 공사, 저질 아파트만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건설업체들의 주장이다.

B사 관계자는 "토공의 선수협약 제도 자체가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토공측이 본계약을 앞두고 땅값을 올려받는 경우는 이전에 파주 교하지구 등에서도 많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선수 계약부터 본계약까지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계약이 부당하다고 해지하려 해도 토공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해지해주지 않으면 건설사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립주택 사업자들은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

C사의 경우 2003년 11월 평당 220만원에 계약했지만 현재 토공은 307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용적률이 100% 밖에 되지 않아 수익은 커녕 오히려 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지만 계약 해지도 힘들어 자포자기한 상태다.

C사 관계자는 "땅값이 220만원이라도 수익이 거의 없는데 땅값을 올려 난감할 따름"이라며 "계약을 해지하려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손해보는 사업을 할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리도 어쩔 수 없다" = 토지공사로서도 장기지구가 김포 신도시로 편입돼 경전철과 도로 건설 등과 관련된 비용의 일정 부분을 김포시와 함께 분담하지 않을 수 없어 땅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토지 가격이 장기지구만 단독으로 있었을 때와 김포 신도시와 통합개발된 이후 같을 수가 없으며, 특히 8.31 대책으로 김포 택지개발 면적이 확대되면서 토지조성 비용이 크게 늘어나 땅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계약까지 기간을 촉박하게 잡아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사업을 신속히 진행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그러나 당초 28일로 잡았던 본계약 기간을 30일로 연장했으며, 납부액도 잔금의 30%에서 15% 수준으로 낮춰 부담을 덜어줬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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