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육을 위해 두 자녀와 아내를 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 A씨. A씨는 떨어진 가족이 집세나 이사 학교배정 등의 걱정 없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미국에 집을 한 채 사주고 싶지만 본인이 직접 살지 않을 경우 해외에 집을 사는 게 금지돼 있어 고민중이다. 사실 아내 명의로는 집을 살 수 있지만 보낼 수 있는 돈이 30만달러로 한정돼 있어 마땅한 집을 사기 어려운데다 신고절차를 거칠 경우 돈의 출처에 대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귀찮은 일이 많아 망설이고 있는 것. 정부가 15일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A씨는 한국에 있더라도 본인 명의로 가족에게 미국에 집을 사 줄 수 있게 된다. 또 주택취득자금으로 미국의 가족에게 보낼 수 있는 돈의 한도가 50만달러로 늘어나 더 비싼 집을 사 줄 수 있고 20만달러 이내의 싼 주택을 사게 되면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음은 개인이나 법인의 해외직.간접 투자와 한도와 범위를 늘리고, 개인이나 법인 해외거주자의 부동산 취득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에 관한 일문일답. --아무나 집을 살 수 있나. ▲A씨 등 기러기 아빠들은 해외에 자신의 명의로 아내와 자녀들에게 집을 사 줄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직접 거주하는 아내명의로만 구입이 가능했다. 단 아내가 2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할 예정이라는 것은 입증돼야 한다. 자녀만 갔을 경우 자녀 이름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일반기업은 업무용도로만 부동산을 살 수 있다.투자목적으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것은 기금이나 금융기관 종합무역상사로 한정된다. --얼마나 더 비싼 집을 살 수 있나. ▲A씨가 가족에게 사줄 수 있는 집의 가격범위는 기존 30만달러 이내에서 50만달러 이내로 확대된다. 50만달러 이내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리스나 워싱턴 등에 방 3개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다. --기금이나 종합무역상사가 살 수 있는 부동산 가격 범위는. ▲기금의 경우 5천만달러 이내로 한정됐던 해외부동산 취득한도가 폐지된다. 한국은행에 신고수리도 앞으로는 안해도 된다. 종합무역상사는 전년도 수출입실적의 10% 이내, 최고 1억달러 이내로만 해외 부동산을 취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전년도 수출입실적의 10%이내, 최고 3억 달러 이내로 한도가 확대된다. --해외에 집을 사면 무조건 자금출처 조사를 받아야 하나. ▲현재는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이 해외부동산을 살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하면 한은이 즉각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취득한 부동산이 20만 달러를 넘을 경우에만 국세청에 통보된다. 기러기 아빠 A씨는 미국에 20만 달러 이하의 주택을 사면 해당 자금출처에 대한 조사를 안받아도 된다. --해외에 부동산 취득 목적으로 송금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 ▲관련서류를 갖춰서 한국은행에 신고를 한 후 수리를 받아야 한다.본인이나 배우자 2년이상 거주라는 조건을 증명할 수 있고,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이후 외국환은행에 가서 돈을 부치면 된다. --집을 사고 신고를 안하면 어떻게 되나. ▲1년이내의 외국환 거래 정지 및 2년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이하의 벌금을 내게 된다. 현행 제도하에서도 해외에 집을 샀을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를 해야 했지만 이 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돼 현재까지 한은에 신고된 개인의 해외부동산 취득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국세청이나 관세청, 금감원을 통해 미신고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현행 벌칙조항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 더 비싼 호텔이나 골프장 등에 투자할 수 있다던데. ▲해외에서 투자대상이 될 만한 호텔이나 골프장 등이 300만 달러 선으로 조사됨에 따라 정부는 기존에 100만달러 이내로 한정돼 있던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한도를 300만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에 한도가 있나. ▲한도가 전업종에서 모두 없어진다. 현행제도하에서는 금융.보험업에 한해 건별 투자한도가 3억달러로 한정돼 있었다. 이로 인해 자동차 해외 판매시 할부금 영업을 못했는데, 이 규정이 폐지된다. --해외에 헬스.콘도. 골프장 이용권을 사면 신고해야 한다던데. ▲개인이나 법인이 해외에 헬스, 골프장 등의 이용권을 사려면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외국환은행에 신고하면된다. 또 국세청 통보도 5만 달러 이상일 경우만 돼, 5만달러 이하의 이용권을 살 경우 자금출처조사가 면제된다. --해외투자에 나서는 기업은 지원을 받을 수 있나. ▲수출입은행은 첨단기술 습득을 위한 대선진국 해외투자에 대해 대출한도를 80%에서 90%로 확대하고 대출기간을 연장하는 등 우대지원 한다. 또 대기업과 함께 생산적 투자를 위해 해외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신용대출을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재원 확충용으로 외화표시 수출입은행채권 발행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반은행의 해외투자 지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수출보험공사의 해외투자보험 등 위험인수제도를 활용하는 한편, 신용위험상품 등으로 해외투자보험을 다양화하고 수출보험기금을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에 국내은행 지점이 없어 불편한데.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금융기관들은 해외점포를 대폭 정리해 1997년 말 257개에 서 절반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중국 베트남 등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국가에 우리 금융기관의 해외지점 설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진출대상국의 인가절차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고 필요시 양자간 금융협력과정을 통해 진출대상국에 대한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투자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앞으로 신설되는 해외투자종합지원센터를 찾으면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잇으며,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의 종합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새롭고 중요한 정보는 현지기업이나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 포털사이트 공개와 동시에 e-메일로 제공할 예정이다. --외환거래는 언제쯤 자유화되나. ▲당초 외환거래 완전자유화 시기를 2009~2011년으로 잡았던 정부는 최근의 경제상황변화를 감안하고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당초보다 외환거래 자유화시기를 앞당길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하반기중 관계기관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에서 검토작업을 거쳐 확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