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심상치 않다. 작년 말 사업 속도가 빠른 재건축단지들이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하더니 개발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사업 초기단계 재건축단지들도 새해들어수천만원씩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됨에 따라 급매물이 사라진데다 임대주택건설을 골자로 하는 개발이익환수제의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재건축아파트 시세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지만 일시적 반등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 재건축단지 시세 일제히 상승 = 16일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일반분양을 앞둔 재건축단지에 이어 사업초기 단계 재건축단지의 시세도 들썩이고 있다. 후분양제 대상으로 개발이익환수제 적용이 불가피한 초기단계 단지들은 임대주택 건설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돼 작년 4월 이후 단 한차례의 반등도 없이 하락을 거듭했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 시영1.2차 단지가 대표적으로 새해들어 평형별로 3천만-4천만원씩 값이 올랐다. 1차의 경우 연말에 3억원을 밑돌게 형성됐던 13평형 시세가 요즘에는 3억4천만원 안팎까지 뛰어올랐다. 집보아공인 관계자는 "연말에 1단지 13평형을 2억9천500만원 안팎에 거래했는데어제는 3억3천만원에 거래가 됐다"면서 "3억3천500만원에 사려는 사람이 있지만 가격이 맞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새해들어 시세가 굉장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려는 사람이 그리 늘지는 않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가 연기되는 등 재건축단지에 유리한 뉴스들이 많이 나오면서 매물이 쑥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1단지 13평형이 작년 연말에 3억7천만-3억8천만원이던 시세가 요즘에는 4억-4억1천만원에 형성되고 있고 나머지 평형도 평형에 따라 3천만-4천만원씩 올랐다. 금탑공인 관계자는 "1가구 3주택자들이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내놓던 급매물이새해들어 싹 사라진 것이 달라진 분위기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주공과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1차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단지들도 상승폭이 크지는 않지만 새해들어 평형별로 1천만원 안팎씩은 올라 그동안의 약세를 마감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세는 평균 0.2% 올라 12월 마지막주(0.13%)와 1월 첫째주(0.21%)에 이어 3주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 바닥 쳤다 VS 일시적 반등 = 바닥론은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방안이모두 드러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없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즉, 개발이익환수제가 원안대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시행을 앞두고 세 부담을 의식한 급매물이 나왔던 작년 10-11월이 시세의 바닥이었다는 것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시장의 특성상 규제책이 나온 직후에 가장 충격이 크기때문에 설령 개발이익환수제가 그대로 시행된다해도 작년 말 수준까지는 떨어지지않을 것으로 예상돼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규제가 완화돼도 재건축단지에 이전처럼 투기 수요가 몰리도록 정부가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덧붙였다. 재건축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지금의 상승은 매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며 매수세가 없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다음달부터 개발이익환수제 공청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싸게 팔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매수세가 별로 없으니 가격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도 요즘 반등 분위기를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하고 잠실주공 1,2단지를 예로 들었다. 이 단지들은 작년 11-12월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이 연기되면서 5천만원 안팎씩상승했지만 가격이 오르자 추격 매수세가 사라졌고 최근에는 시세 변동이 거의 없다. 따라서 최근 반등하고 있는 단지들도 경기침체가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지않는 한 매수세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 사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재건축단지를 비롯한 주택정책의 완화기대감, 여기에 판교신도시 청약 자격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동안 꿈쩍않던 사업초기 단계 재건축단지의 시세가 올랐다"면서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니 지금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