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등 보유세제를 개편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안과 지방세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내년 7월부터 실거래가 통보를 의무화하는 부동산중개업 개정안은 내년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키로 가닥이 잡힌 상태여서 대부분의 부동산제도 개편안에대한 연내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야 일각에서는 보유세제 개편안이 올해안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부동산 등록세율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내리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보유세제 개편 연내입법 물건너 갔나 현 단계에서는 땅과 집 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 법률안과 토지.건물을 통합해 재산세를 물리고 세율도 조정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종부세법안을 다루는 국회 재경위의 한나당 의원들이 종부세법안 연내 통과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구 재경위 한나라당 간사는 "종부세 연내 입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고"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며 국회 폐회기간인 내년 1월에도여야의 물밑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7일 재경위에서는 종부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만 여야간 의견이접근되기 어렵기 때문에 파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고 "여당이 표결처리를 요구하더라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간사는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보유세를 도입할 준비가 안돼 있다"면서 "주택 보유자들의 상당수가 주택담보 대출에 따른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데, 집을팔아 세금을 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동산 세금 증가는 토지 사용료와 전세, 월세 등에 전가돼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게다가 경기가 매우 안좋은 상태에서 세금을확대하는 것은 경제운용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방세법 소관 상임위인 행자위의 한나라당 의원들도 종부세법이 처리되지 않은상태에서 지방세법을 통과시킬 수 없다면서 연내입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부동산거래세 인하 가능성은 있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과표 현실화와 종부세 도입에 따른 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부동산 등록세율을 기존의 3%에서 2%로 낮추고 개인간 거래는 1.5%로 인하한다고 2개월전에 발표했으나 이 약속을 지키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태다. 보유세 관련 법안이 연말까지 국회를 통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보유세 개편안의 연내 입법이 무산된다면 거래세라도 낮추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등록세율 인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행자위 소속 원혜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부동산거래세는 종부세와 함께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서로 입법취지와 적용시기 등이 달라 반드시 함께 처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 "아파트 등록시기를 늦추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등록세율 인하는 연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이종구 의원도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시급한 만큼연내에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밝히고 "부동산거래세가 반드시 종부세와 보조를 맞출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여당 뿐아니라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등록세율 인하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 이유는 등록세율을 내리는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세금부담을 안아야 하는 납세자들의 저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종부세와 재산세 법안이 연내에 통과되지 않는다면 부동산 등록세라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이미 약속한 사항을 일부나마 이행함으로써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는것을 막을 수 있는데다 등록세 인하 자체가 내년 2월의 종부세.재산세 국회통과의보증수표가 될 수있기 때문이다. 등록세 인하는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춘다'는 부동산세제 개편원칙의 한축인 만큼 내년 2월 종부세 입법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는 등록세 인하마저도 반대하는 의견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부동산거래세를 다루는 행자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이인기 의원은 "부동산거래세는 보유세제와 깊숙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거래세만 별도로 처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종부세와 재산세가 연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거래세도 내년초에 다시 논의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보유세개편, 거래세인하 처리 안되면 문제 있나 종부세법안과 지방세법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등록세의 경우 당초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인하되지 않으면 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된다. 등록세율을 인하한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작년 11월부터 등록을 미루고 있는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이 8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3억원짜리 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의 경우 등록세율 인하로 360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등록세율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이집단적으로 거세게 항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잔금지급일 기준 2개월내에 등록세를 내지 않으면 과태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유세제 개편안이 연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빨라도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처리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따른 과세 착오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기준이 6월1일이어서 준비할 시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새로운 종부세.재산세 제도의 시행시기를 내년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한나라당 의견이 수용되면 올해 과표상승에 따라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도 발생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작년에 공시지가가 12% 오르면서 올해 종토세 부담이 28% 상승했으며 올해 공시지가가 18.6% 인상된 만큼 전국적으로 내년 종토세는 30∼40%,지역에 따라서는 60∼70%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방세법 개정안에 들어있는 농어민 소득세 과세중단, 농업법인에 대한세제지원, 서비스업체 지원방안 등도 덩달아 무산된다. ◆ 부동산 관련법률 모두 내년으로 미뤄져 정부와 열리우리당은 과세 형평성과 공정성을 꾀하고 지자체간 세수 불균형 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추진해 왔다. 당.정은 이를 위한 제도변경을 위해 ▲종부세 신설과 재산세를 조정하는 법률안뿐 아니라 ▲단독.다세대주택의 토지와 건물분을 합해 주택가격을 산정하는 내용의부동산 공시와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안 ▲내년 7월부터 거래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과세하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 ▲ 임대아파트 의무공급을 골자로 하는 도시.주거환경 정비법안 등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국회 건교위는 부동산중개업 개정안은 내년초 공청회를 거쳐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부동산공시법과 부동산중개업법 등도 보유세제 연내입법이 무산되면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재정경제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종부세법안이 연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과표현실화에 따른 세부담 증가, 과세 불형평성 확대,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증폭 등 많은 부작용이 속출한다면서 연내입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