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분양시장의 중심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소형에서 대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1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분양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24만5천851가구를 조사한 결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의 분양물량은 대체로 감소한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증가했다. 또 40평형대 이상 아파트 분양은 크게 늘었지만 40평형대 이하 아파트는 대폭줄었다. ◆'대도시보다 중소도시'= 주택경기가 괜찮았던 올 초 분양물량이 많았던 탓에서울은 큰 변화가 없지만 다른 대도시는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서울은 1-10월 3만6천142가구가 분양돼 작년 동기(3만6천46가구)와 비슷했지만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로 보면 올해 12만5천728가구로 작년(13만7천971가구)보다 8.9% 감소했다. 지방 광역시도 마찬가지여서 광주를 제외한 광역시는 모두 분양 물량이 줄었다. 광주(8천384가구)는 9.1%가 증가했지만 부산(1만115가구, 54%↓), 대구(1만684가구, 32.3%↓), 대전(1만1천571가구, 25.1%↓), 울산(3천783가구, 20.9%↓) 등은모두 큰 폭으로 아파트 공급이 줄었다. 반면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7만5천586가구로 작년 동기(6만9천35가구)보다 9.5% 증가했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고 개발이익환수제 등 재건축에 대한 규제도 많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지방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분양 성적도 확연히 차이나 서울 동시분양 및 동탄신도시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분양이 대규모 미달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극심한 분양시장 침체속에서도 분양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이달만해도 대우건설이 전남 목포와 경남 밀양, SK건설이 경북 포항, 벽산건설이 경남 마산에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에따라 건설업계는 내년에도 수도권이나 대도시보다는 지방 중소도시를 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이어서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서울 및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내년에도 경남 진주와 경북구미, 전북 익산 등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평형 크게 늘어' = 중대형 평형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분양 아파트의 평형도 커지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중 40평형대 이상은 총 4만8천277가구로 작년 동기(4만891가구)에 비해 18.1%나 급증했다. 반면 40평형대 이하는 19만7천67가구로 작년 동기(23만1천301가구)보다 14.8%가감소했다. 평형별로 △20평형 미만 29.3%↓ △20-30평형 33%↓ △30-40평형 5.9%↓ △40-50평형 22%↑ △50평형 이상 8%↑ 등이다. 이처럼 중대형 평형 분양이 많아진 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아파트값 상승기에 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보다 가격이 많이 뛰어 선호도가 높고 부유층이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에 둔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평형을 선호하는 수요자의 심리는 청약통장 가입 현황에서도 확인돼 올 들어 10월까지 평형에 상관없이 민영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구좌는 12만3천300개가 늘어난 반면 25.7평 이하 민영 아파트로 청약이 제한되는 청약부금 가입자는 16만8천500개가 감소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내년부터 도입될 종합부동산세의 영향으로 대형 평형 공급이 다소 위축될 수 있고 채권입찰제로 택지지구 내 전용면적 25.7평 이상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은 대형아파트가 웬만해선 종부세에 해당되지 않는데다 지금까지 소형평형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던 탓에 대형 평형에 대한 욕구가 커 지방을 중심으로 중대형 평형 공급은 갈수록 활발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