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내년부터 적용될 주택 제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세율과 구간을 11일 확정발표하면서 비싼 아파트 보유자에겐 보유세를 높이고,싼 아파트 보유자에겐 보유세를 낮추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론 2000년 이후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및 고가 아파트 보유자에겐 세금을 더 물리고,시세가 싼 지방의 대형 아파트와 수도권의 서민들에겐 세금을 내려주겠다는 것이 세제개편의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및 타워팰리스 같은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세 부담은 크게 높아졌고 지방 대형 아파트 보유자의 세 부담은 낮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목표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별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나 관악구의 중저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서민들의 세 부담도 덩달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민 아파트도 세금 늘어 내년부터 적용되는 주택 보유 세제와 종부세를 적용해 보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의 재산세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의 경우 올해 세금이 건물분 재산세 7만1천원과 토지분 종합토지세 35만3천원을 합쳐 42만4천원이었다. 하지만 내년엔 재산세가 1백26만3천원으로 뛰며,세 부담 증가 상한비율 50%를 적용하더라도 세금이 63만6천원으로 늘어난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69평형도 올해 3백98만9천원에서 내년엔 4백95만5천원으로 세금이 급증한다. 문제는 지은 지 10년이상 된 서민 아파트.시세가 2억2천만∼2억5천만원인 서울 도봉구 창동의 동아아파트는 올해 세금이 22만7천원이었지만 내년엔 28만3천원으로 25%나 늘어난다. 시세가 1억1천만∼1억2천만원 수준인 관악구 신림동 현대아파트 15평형도 10만4천원에서 11만3천원으로 10%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외 △서울 노원구 주공아파트 35평형도 13만9천원에서 15만4천원으로 △경기 일산의 쌍용아파트 22평형은 6만5천원에서 7만5천원으로 △경기 군포시의 백두아파트 35평형도 9만2천원에서 13만8천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지방 대형 아파트는 세금 줄어 부산시 용호동의 LG메트로시티 92평형 아파트 보유자는 올해 2백54만원에서 내년 1백21만3천원으로 세금이 50% 이상 줄어든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점이 과표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전북 남원시 현대아파트 61평형은 올해 14만8천원에서 내년 7만5천원으로 세 부담이 낮아진다. 이 정도의 세금은 서울지역 서민아파트인 관악구 신림동의 15평형보다도 적은 것이다. 이외 충주 삼일아파트 75평형은 24만9천원에서 15만6천원,대구 진로아파트 78평형은 94만8천원에서 23만7천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단독주택도 강남지역 세금 큰 폭 상승 재경부는 단독주택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권의 고가 단독주택은 세금이 증가하고 수도권이나 지방의 저가 단독주택 세금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서울 강남의 대지 99평 단독주택(기준시가 17억4천만원)을 예로 들었다. 재경부는 이 단독주택의 세금을 올해 5백61만4천원에서 내년엔 6백17만원(종부세 2백8만원 포함)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서울 노원구의 대지 94평 단독주택(기준시가 6억4천만원)의 세금은 올해 4백32만원에서 내년엔 1백33만원으로 7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또 과천의 대지 99평 단독주택,경기도 파주의 대지 99평 단독주택,대구시 수성구 대지 69평 단독주택 등도 83∼5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독주택은 지역이나 면적 등에 따라 제각각이고 기준시가 편차도 커 세액이 어떻게 변할지 일률적으로 전망하기 힘들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박준동·안재석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