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 '대우디오빌 한강' 오피스텔 1백92실과 토지가 일괄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놓여 입주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시행사 대표가 오피스텔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이중대출을 받아 자금을 유용한 뒤 잠적했기 때문이다. 17일 대우디오빌 입주자대책위원회 박선영 간사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토지에 이중 근저당이 설정된 사실을 알았다"며 "분양당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자금을 대출해 준 국민은행이 토지와 건물에 대해 일괄경매를 신청해놓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이른 시일 내에 사태를 마무리짓고 입주자들의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태의 발단은 시행사인 더굿씨엠이 오피스텔을 담보로 조달한 60억원과 공사비 43억원 등 모두 1백20억원을 갚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부동산 붐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시행사들의 모럴해저드가 원인이어서 앞으로도 유사한 피해사례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사건개요 지난 2001년 분양된 용산구 한강로 '대우디오빌한강'(1백92실)의 시행사인 더굿씨엠은 토지 근저당설정을 통해 국민은행으로부터 38억원을 조달했다. 시행사는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추가자금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부족했던 시행사는 '대우디오빌 한강'을 담보(2순위)로 지난 2002년 12월 부산의 한마음상호저축은행을 통해 40억원을 추가로 대출했다. 국민은행에 담보설정된 물건에 대해 이중담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지난 3월 입주를 앞두고 시행사 측이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자 국민은행 측은 토지와 건물에 대해 일괄경매를 신청했고 4월8일 법원으로부터 경매개시 결정을 받았다.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43억원의 공사비 회수를 위해 1층 상가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유치권(빚을 갚을 때까지 물건을 자기 지배하에 둘 수 있는 귄리)을 행사해 놓은 상태다. ◆해결책은 없나 대우건설 측은 오피스텔의 경매개시 전에 국민은행에 20여억원을 대위변제해 입주자들의 피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국민은행의 대출금을 대위변제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제2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40억원 때문이다. 최근 대우건설과 국민은행,한마음상호저축은행 등 관련 대표들이 모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마음상호저축은행 측이 담보가 확실하고 인보증까지 세운 물건에 대해 손실을 보며 합의할 까닭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건설이 국민은행 측에 대위변제를 하더라도 2순위인 한마음상호저축은행 측이 일괄경매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사 사태 속출 우려 업계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비슷한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경기를 타고 무분별하게 개발사업을 해 온 일부 시행사들이 최근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돈을 챙긴 뒤 잠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공사는 물론 분양계약자들은 항상 시행사의 금융거래 등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