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시행.건설업계의해외개발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해외개발사업이 대규모 손실을 불러오면서 사실상 업계의 금기로 여겨졌지만 최근 국내 부동산경기의 침체 속에서 해외개발사업은 사업다각화의좋은 수단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 개발 노하우, 해외에서 펼친다 =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행.건설업체들이 중국과 필리핀, 사이판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을 재개하면서 수년간 중단됐던 이 분야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SR개발은 중국 동북3성의 중심도시인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시 훈남신구에서 총 5천372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택단지인 'S.R신성'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훈남신구는 선양시가 훈강 남쪽 2천400만평 대지에 건설하는 신도시로 중국 동북부지역의 산업, 금융, 과학기술 및 무역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외자유치에 힘을쏟고 있는 지역. 훈남신구 개발사업에 초기부터 참여한 SR개발은 올해 1차분 1천472가구 분양에이어 오는 2007년까지 분양을 모두 끝내면 분양대금이 1조원을 넘어서 이중 상당액을 분양수익으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은 지난해 필리핀의 3대 부동산 개발업체중 하나인 엠파이어 이스트랜드(Empire Eastland)사와 마닐라 인근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합작의향서를 체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만3천700평 부지에 6천여가구의 아파트(총 분양대금 1억5천만달러)를 짓는 이 사업은 대우건설이 40% 지분을 갖고 시공은 물론 개발, 분양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반을 수행한다. 대우건설은 이미 뉴욕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의 성공적인 시행을 통해 해외개발사업의 경험을 쌓아 필리핀 사업도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는 대우건설이 세계적인 부동산개발업자인 도날드 트럼트와 함께 추진한 지상 70층의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로 현재 분양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분양수익이 1천8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월드건설은 남태평양 사이판의 특급호텔인 다이아몬드호텔을 인수, '사이판 월 드리조트'로 명명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11월 종합리조트시설로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건물 외관 단장은 물론 사이판의 특급호텔중 최초로 워터파크 시설을 도입, 인공파도를 만끽할 수 있는 대형 물놀이시설 등을 갖춰 사이판을 찾는 20만명의 외국인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 기대-우려 교차속 성공 '자신' = 이들 업체의 해외개발사업 재개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내 주택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사업다각화의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지난날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일부 업체는 외환위기 직전 중국 각지의 주택과 오피스빌딩 개발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실패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베트남이나 괌 등의 레저.호텔사업도 별다른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개발사업을 재개하는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안전판을 마련했다며 사업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SR개발은 중국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의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선양시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해 노후주택이 훨씬 많아 신규주택에 대한 잠재수요가크다는 점을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다. SR개발의 강주영 회장은 "선양시 훈남신구는 80년대 서울의 강남처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라며 "선양시도 훈남신구 주택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어 장기적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필리핀 사업에 선분양 후시공 방식을 도입, 6천여가구의 대단지를 5~6개 블록으로 나눠 한 블록의 분양이 끝날 때만 다른 블록의 분양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필리핀 인근의 고급아파트인 올림픽 하이트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100%에 가까운 계약률을 보이는 것도 자신감의 배경이 되고 있다. 월드건설은 사이판호텔 매입시 소유주였던 일본 호텔체인의 경영난으로 인해 호텔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었던 것이 사업 수익성을 극적으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보통 고급호텔 1실을 짓는데 10만달러가 들어 265실의 호텔을 지으려면 공사비만 300억원 가량 필요하지만 사이판 호텔을 인수하는 데는 100억원밖에 들지않아 손익 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월드건설 조대호 사장은 "한해 10만여명의 한국 관광객이 사이판을 찾아 수요층이 매우 두텁다"며 "추가 투자를 통해 이 호텔을 종합리조트로 개발, 한국은 물론급격히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