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세제 강화를통한 부동산 투기 억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표명함에 따라 내년 시행 예정인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이 미뤄지거나 아예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지난해 도입 논의 당시부터 현행 종합토지세 등과 중복된다는 `이중과세' 논란 속에 행정자치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셌다는 점에서 이런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해 10.29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라 오는6월 말까지 종합부동산세 법안을 마련, 정기국회에 상정한 뒤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와 주택 과다 보유자에 대한 세부담을 늘려 부동산 과다 보유를 억제한다는 취지로 지자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도입이 추진돼 왔다. 도입 논의 초기에는 토지에만 부과되는 종합토지세를 지방세와 국세로 이원화해일정 규모 이상의 과다 토지 소유자에 대해 소유 토지가액을 합산한 후 누진세율로과세하는 내용으로 당초 2006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10.29 대책에서 주택까지 대상에 포함시키고 시행 시기도 1년 앞당기기로 결정됐다. 재경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려는 것은 현재 시.군.구세로 돼 있는 종합토지세가 전국의 토지를 합산해 누진과세함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기능을 맡고있지만 시.군.구에서 과표 인상 등에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정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군.구는 관할 구역 내의 토지를 대상으로 재정 조달을 위해 토지세를 매기고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전국의 토지를 합산, 누진 과세하는 기능은 국세로 이관해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한다는 방침이었다. 재경부는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 추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으며 4~5월까지 법안의 윤곽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행자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 법안 시행에 여전히 소극적인 데다 이 부총리가 세제를 통한 투기 억제책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법안 마련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시행 계획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총리는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을 가진 지난 20일 "주택시장은 기본적으로공급 능력을 높여 수요와 균형을 맞추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옳다"며 세제 강화를비롯한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정책과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 18일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세제 문제는 별도로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