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동향을 놓고 논란이벌어지고 있다.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들의 선도로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주장이 제기된 반면 설이후 나타났던 '반짝 수요'가 끝나고 집값이이미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 "집값, 바닥 찍었다" = 15일 부동산114, 닥터아파트,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정보업체의 시세조사에서는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2주째 상승세를이어가며 상승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지역 매매가 변동률은 0.24%로 전주의 배에 달했으며부동산뱅크와 닥터아파트의 시세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0.33%와 0.22%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강남지역의 주요 재건축단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주공, 둔촌주공, 반포주공, 개포주공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지난주 시세조사에서 평형별로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까지 뛰어올라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지난해 10.29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전세가격도 3개 기관의 가격조사에서 서울과 수도권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 매매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 전문가와 중개업소들은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이 마침내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포 대우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매물이 귀해져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10.29대책이후 이어진 아파트 가격하락은 이제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의 김광석 팀장도 "저가 급매물이 소화된 이상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하려면 가격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겠지만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 "반짝상승 이미 끝났다" = 하지만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과 현지 중개업소들은 아파트값이 상승추세로 돌아섰다는 주장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조사가 호가 위주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지난주 초반까지의 상황을 반영했을 뿐 주중반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선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남 현지 중개업소들이 전하는 부동산시장의 상황은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시세조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난 잠실주공은 이달초 1단지 사업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 1, 2단지 모두 13평형 가격이 1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가격상승 주도단지로 조사된 둔촌주공도 저층 25평형과 고층 34평형이 모두 이번 주들어 6억~6억2천만원선에서 가격상승이 멈춰있다. 개포주공의 경우 지난주 4억6천만~4억7천만원선에서 형성되던 4단지 13평형 가격이 이번 주들어서는 1천만원 가량 빠진 상태이며 15평형도 5억9천만원을 정점으로가격이 꺾이고 있다. 개포 경기공인의 김탁기 대표는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거래를 꺼리면서 가격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음주부터는 가격이 조금씩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반포주공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호가 위주의 가격이어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반포 태성공인의 김신홍 실장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아 거래가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부 정책기조가 변하지 않는한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대표는 "강남 아파트시장은 설전후로 나타났던 겨울방학 이사철 수요가 이미 주춤해진 양상"이라며 "방학이 끝나는 3월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