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의 성공 여부를 재는 척도가 바뀌고있다. 지금껏 높은 청약경쟁률이 아파트 분양의 성공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실제 계약을 얼마나 체결했느냐는 '계약률'이 분양 성공의 척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아파트 청약접수 단계에서는 미달 사태를 빚었지만 정작 아파트 수요자들의 계약체결 단계에서는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는 단지들이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주공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3순위 미달 사태를 빚어분양시장에 충격을 줬던 용인 동백지구 주공 그린빌아파트의 경우 실제 계약에서는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부터 계약을 체결한 결과 전체 1천88가구중 951가구가 계약을 체결해 90%에 가까운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동백지구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모두 평당 700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평당 630만원의 저렴한 분양가가 실수요자들의 계약을 대거이끌어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청약접수에서는 미달 사태를 빚었던 파주 교하지구 월드메르디앙도 실제 본계약은 순조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일부터 계약을 체결한 결과 33평 120가구중 113가구, 35평형 360가구중 321가구가 계약돼 지금껏 계약률은 90%. 파주 교하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중에서도 단지 위치가 가장 좋은데다 전가구가남향으로 조망이 탁 트인 점이 실수요자들을 사로잡아 청약접수자들이 대부분 실제계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동탄신도시 인근에 분양한 화성 태안 월드메르디앙도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가좋은 평가를 받아 짧은 기간에 계약률이 90%를 넘어 사실상 분양을 마무리짓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일부 수도권 지역의 신규 분양아파트나 서울의 주상복합들이 최고 100대 1을 넘어서는 높은 청약률에도 불구하고 계약률은 50%에도 미치지못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상황. 결국 분양권 전매금지로 인해 청약접수후 중개업자들이 분양권을 돌리며 프리미엄 거품만 잔뜩 부풀리는 거품이 사라지자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의 주도권을 잡은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실수요자들은 청약접수에서 계약까지 일관된 모습을보여 청약접수대비 계약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떴다방이나 단기차익을노린 투자자들이 사라지면서 분양시장이 건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