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시장은 지난 3년간의 과열거품이 걷히고 차분한 한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불황에 가까운 침체국면에 빠질 것이란 시각은 많지 않다. 다만 그동안 활황에 길들여진 입장에서 보면 침체경기가 심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상품별 투자판도는 아파트 중심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급격히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시장 전반을 좌우할 요인으로는 정부의 정책과 부동자금의 향방, 경기상황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작년에 발표됐던 10ㆍ29 대책의 후속조치들이 일제히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최근 2∼3년간 나타났던 투기양상은 사라질 전망이다. ◆ 주택시장 하향 안정세, 투자전망은 흐림 =주택거래신고제 등 정부의 시장안정대책, 세금 강화, 금리상승 압력고조 등 주택시장의 변수가 많아 투자자들과 유동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수요층이 받쳐주고 있어 지역별 반짝 상승은 간혹 나타날 수도 있다. 이로써 전문가들은 올해 전국 집값이 2∼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서울은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는 1∼3% 정도 상승하는 약보합세를 점치고 있다. 새로 준공된 주택공급의 봇물도 집값 안정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주할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20만가구, 전국적으로 40만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주거용 오피스텔도 8만9천여실에 이른다는 점에서 공급과잉마저 예견되고 있다. 분양시장의 침체기조 지속도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감소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초기 분양률이 극히 저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새로 공급될 주택은 작년과 비슷한 46만여가구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공급물량은 분양시장의 체감경기를 더욱 냉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토지시장 대체로 맑음 ='10ㆍ2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아파트시장 퇴조로 토지시장과 상가 펜션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공공택지개발 지구내 단독택지 등 소규모 토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작년말 일부 토지는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넘는 등 시중 부동자금의 토지 시장 이동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여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개발호재가 없는 곳은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유망지역으로 김포 파주 광명 화성 등 수도권 신도시 개발 예정지구와 오는 4월 개통예정인 경부고속철도 역세권 주변 토지, 경기 의왕ㆍ하남시 등 20개 시ㆍ군의 약 1만1천50만평이 넘는 그린벨트 해제예정지 등을 꼽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인 충남권은 후보지 선정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투자자들의 관심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수익형 부동산, 양극화 심화 수익성부동산의 대표상품인 상가와 오피스텔 펜션은 비교적 투자전망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공급과잉으로 상품별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등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상가는 테마형상가나 근린상가는 공급과다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시행될 분양제도 개선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정부는 연면적 3천㎡(9백여평) 이상의 상가 오피스텔 펜션 전원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해 골조공사가 끝난 뒤 분양을 하도록 하는 후분양제를 전격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공급물량 감소가 예상돼 상반기 이후엔 상가의 투자전망이 밝아질 가능성이 있다.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 포화상태로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도 신규공급은 작년보다 두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투자자의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