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주택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 데다 총선 등 시장 외적 변수도 많아 주택업체들이 보수적으로 사업 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융기관도 최근 분양시장이 급냉하면서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대출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축소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주상복합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공급 감소도 점쳐지고 있다. ◆시장 전망 안개 속 공급 축소 움직임 업계는 투기과열지구 확대로 지방 분양시장에까지 찬바람이 불자 내년 시장 기상도를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로 보고 있다. 분양시장이 좋아질 기미가 거의 없다는 전망이다. 특히 총선 때까진 지금의 집값 끌어내리기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건설 영업부 김경호 상무는 "정부가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아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가라앉을 것"이라며 "부동산경기 사이클상으로도 조정국면인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택건설 업체들은 내년 공급 목표를 크게 낮춰잡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내년에 약 1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치 기준으로 올해보다 30% 정도 감소한 물량이다. 나머지 업체들도 올해보다 공급물량을 줄일 계획이다. 그나마 올해 목표 물량에서 이월된 물량이 전체의 30% 선에 달하고 있어 체감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도 돈줄 죄기 나서 사업성을 바탕으로 금융회사가 부동산개발 사업에 돈을 대주는 PF의 문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책임준공과 채무인수 외에 정해진 기간 동안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공사비 지급 보류 등의 조건을 못박고 있으나 PF 승인심사 통과는 하늘의 별따기다. 4·4분기 들어 PF 승인건수는 이전 분기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업체들은 통상 PF 승인 3∼6개월 뒤 분양에 나서기 때문에 올 4분기 PF 감소는 곧 내년 상반기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게 된다. PF를 통해 공급되는 상품은 대개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수익성 주거시설들이다. 신한은행 부동산금융팀 박종덕 차장은 "정부 대책과 냉각된 시장 분위기,수익성 있는 택지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PF시장이 급속도로 움츠러들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분양성이 불투명한 사업은 PF 승인과정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여 공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