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대상 아파트들이 급매물 소화에 힘입어 소폭 반등하고 있다. 이에따라 바닥을 찍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재가치 이하로 떨어진 아파트 위주로만 반등세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아파트들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등 정부의 2차 대책이 언제든 나올 수 있어 반등에 성공한 단지들도 추가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갈아타기 매수세 유입 가장 먼저 반등에 성공한 단지는 송파구 잠실주공아파트들이다. 지난 11일을 전후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최고 4천만원 이상 반등했다. 잠실주공2차 13평형은 지난 11일 4억5백만원에서 이날 현재 4억5천만원을 기록중이다. 잠실주공1단지 13평형도 4억원에서 4억3천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잠실동 중앙공인 정찬일 대표는 "강남 요지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가격 급락시기를 이용해 저가 매물을 잡았다"며 "최근 조합원 동·호수 추첨을 끝낸 잠실주공4단지 시세와 비교할 때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도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 1차 13평형은 2억6천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주말 급매물이 1∼2건 소화되자 다시 2억9천만원으로 올라섰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5억원까지 떨어졌던 15평형이 20일 현재 5억2천만∼5억3천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31평형의 경우 최근 4억7천만원짜리 매물이 팔려나간 뒤 현재는 5억원짜리가 가장 싼 매물로 나와 있다. 그러나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직 바닥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4억원에서 2억7천5백만원으로 주저앉았던 고덕시영 17평형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부동산월드 손경숙 실장은 "초급매물이 소화되면 다시 다른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 가격이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간조정 이어질 듯 급매물이 소화됐다고 하더라도 추격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다. 가락동 신한공인 장찬수 대표는 "지난 주말을 전후해 주변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진 것들만 선별적으로 매매됐다"며 "사겠다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초급매물만 찾고 있을 뿐 일반 매물은 거들떠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격조정은 끝났다고 하더라도 기간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둔촌동 으뜸공인 김효원 대표는 "주택거래신고제,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 2차 대책이 예고돼 있어 가수요자들이 함부로 입질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기간조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