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전문가들은 초보 투자자들로부터 황당한(?) 질문을 받을 때가 더러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이 동네 땅값이 평당 얼마냐"는 것이다. 초보 투자자들이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것은 아파트 가격구조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이 동네는 평당 얼마,저 동네는 평당 얼마 등으로 가격이 일정하게 형성돼 있다. 이런 까닭에 옆집과 내집의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초보 투자자들은 땅값도 아파트값처럼 주변 지역과 비슷하게 형성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땅값은 한 동네라고 해도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도로를 끼고 있는 땅과 진입로가 없는 맹지(盲地)의 가격은 큰 차이가 난다. 또 땅모양이 직사각형으로 잘생겨 활용도가 높은 땅과 그렇지 않은 땅의 가격도 같을 수는 없다. 보전임지 절대농지 그린벨트 등으로 묶여 있어 개발이 크게 제한되는 땅의 가격이 그렇지 않은 땅값에 비해 낮은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바로 옆에 붙어 있어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조금만 방향이 틀려도 조망이 다르고 일조량이 달라지는 까닭이다. 인접하고 있어도 어떤 땅 밑에는 수맥이 흐르고 옆의 땅은 그렇지 않다. 똑같은 조건의 땅이라고 하더라도 땅값은 덩치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덩치가 크면 클수록 평당 매매가격은 떨어진다. 예를 들어 2백평짜리 땅이 평당 2만원이라면 2만평짜리 땅은 평당 1만원이 된다. 환금성이 이 같은 차이를 결정짓는 이유다. 그래서 전문 투자자들은 땅을 싸게 사기 위해 '공동 투자'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큰 땅을 공동으로 산 뒤 이를 분할해 나눠가지는 방식이다. 이때 모든 땅들이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쪼개야 한다. 가격구조가 이처럼 복잡한 만큼 땅 투자를 할 때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실제 전문 투자자들은 땅 하나를 사기 위해 주변을 수십 번 답사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도움말=진명기 그린하우스21 대표 (02)536-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