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호조를 보였다는 지난해를 능가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거듭된 거품 경고와 정부의 잇달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결국 정부는 토지 공개념 도입을 선언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준비를 하고 있어 연말 부동산시장은 '폭풍전야'에 휩싸일 전망이다.


주택시장의 투자 열풍은 기존 주택과 신규 분양 등을 가리지 않고 거세게 몰아쳤다.


특히 기존 아파트 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나돌 만큼 급등세를 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여전히 최고의 베스트 상품이라는 입지를 지켰다.


그 가운데서도 수익성으로만 따진다면 단연 재건축 아파트가 베스트였다.



신규 분양에서는 용인 동백지구 등 택지지구와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인기 상한가를 유지했다.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준 주거시설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부동산시장 활황세를 유지하는데 중심축 역할을 했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시장 안정을 위해 한 달이 멀다하고 규제 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상대적인 반사이익으로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이면서 공급 과잉 논란을 잠재웠다.


수익형 상품의 대표격인 상가시장은 상품별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동대문 상권의 굿모닝시티 사기 분양 사건이 터지면서 대형 테마상가는 극도의 침체 상황을 겪었다.


이에 반해 단지내 상가, 근린상가 등은 저금리와 아파트 시장 규제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주5일 근무제 실시로 새롭게 급부상한 부문이 레저형 부동산 시장이었다.


특히 고급 민박시설인 펜션이 베스트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수도권과 강원ㆍ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 올해 베스트 재건축시장, 4분기 초강력 대책 앞두고 주춤


지난 4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서울 수도권 일대 아파트 가격은 수차례 쏟아진 메가톤급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숨고르기를 거쳤을 뿐 오름세가 멈추지 않았다.


재건축 시장의 극약처방으로 평가됐던 9ㆍ5 대책 이후로도 잠시 주춤하다 다시 오름세를 탔다.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말 대비 9월 현재 12% 정도나 올랐다.


경기지역도 10%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아파트 가격 급등은 서울 수도권 일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대전지역이 행정수도 이전 소재를 앞세워 가격이 급등한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부산 대구 등 주요 광역도시도 재건축, 기존 아파트 분양권 할 것 없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 수익상품 기준으로만 본다면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일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올해 최고의 베스트 상품으로 기록됐다.


이같은 입지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집값 안정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정부의 잇달은 규제로 서울 수도권이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에 대한 규제가 덜한 지방 대도시가 베스트 수익상품 자리를 구축했다.


부산 대구 대전 전북 울산 등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 분양시장의 분양가도 급등했다.


부산의 경우 2002년 평균 4백99만원대에서 올해 9월 현재 6백9만원대로 올랐다.


대구는 5백58만원, 울산 4백99만원, 대전 4백79만원, 광주 4백35만원 등으로 작년보다 평당 1백만원 이상씩 급등했다.



◆ 주상복합ㆍ오피스텔시장 올해도 베스트 상품 지켜


올해 부동산시장의 베스트는 역시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이었다.


연초 공급 과잉으로 다소 침체 상태였으나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하반기 들어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투기과열지구를 확대 지정하고, 재건축 및 주상복합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도 높게 실시한데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이로 인해 7월 이후부터 3백가구 이상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주택법 적용을 받아 분양 규제를 받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청약 경쟁률은 낮아지지 않았다.


틈새상품으로 등장한 아파트형 오피스텔 '아파텔'이 인기 상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상가시장은 단지내 상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테마상가는 공급 과잉에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사건 여파로 투자 분위기가 급랭했다.


상반기에 분양했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토투밸리, 노원구 상계동 '와우', 영등포 에쉐르 아이 등이 겨우 체면 유지를 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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