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은 수능집값'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강남발 부동산문제는 교육문제와 직결돼 있다. 강남 대치동 등의 일류 사설학원들에서 공부한 고교생들이 서울대학을 비롯한 일류대 진학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서울 경기도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은 이 곳에서 과외를 받기 위해 몰려든다. 이 때문에 학원이 몰려있는 은마아파트 등의 가격폭등은 학생전입 수요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당국은 평준화를 확산시켜 서울과 다른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더욱 벌려놓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교육정책으로 인해 강남 사교육시장은 더욱 번창하고 교육당국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공교육 입지 강화는 오히려 공염불이 되는 아이러니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백지화도 교육계의 명분론이 시장현실을 압도해버린 결과에 다름아니다. 분당 일산신도시만 하더라도 강남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호재였지만 교육정책의 엇박자로 인해 결국 '강남 대체 계획은 실패'로 끝나버렸다. 신도시 입주 초기 서울에서 이사간 주민들은 '강남-평준화, 신도시-비평준화' 구도로 인해 강남과 신도시간 입시경쟁력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서현(분당) 백석(일산) 등 신도시에 신흥 비평준화 명문고등학교가 자리잡게 되면서 교육여건은 분당 일산이 더 낫다는 평가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분당 일산에 고교평준화가 전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신도시 명문고가 사라졌고 '강남 U턴 현상'이 불붙게 됐다. 이 때부터 강남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평준화체제에선 사설학원 경쟁력이 곧 대입경쟁력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분당 일산신도시 고교들이 평준화되는 순간 '강남8학군은 사교육 지존'으로 자리를 굳힐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이 학원들이 자리잡은 강남 아파트 값이 뛰는 것은 당연한 시장원리였다. 강남지역 일선 교사들과 학원 강사들은 "교육부는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교육현실은 교육적인 관점에서도 낙제점"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평준화를 포기하든지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등을 강북 신도시, 경기도 위성도시 등에 집중 배치하거나 △서울대 연고대 등 세칭 일류대학들이 의무적으로 입학생 지역할당제를 도입하는 등 교육정책의 대대적인 개편을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