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 시작된 가을 분양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양시장의 경우 지난 주 이후 수도권 곳곳에서 순위 내 청약미달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비인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권에서 '불패신화'를 자랑해왔던 주택공사의 일반분양 아파트마저 1순위에서 미달돼 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관심지역에서 6일부터 청약을 시작한 부천소사 '주공그린빌',광명소하 '금호어울림',화성향남 '신성미소지움',용인수지 '태영데시앙' 등 4개 단지 가운데 3곳(주공,금호,신성)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부천소사 주공아파트의 경우 1천1백4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6백51명만이 신청해 청약률이 59%에 머물렀다. 평형별로는 △28평형 22가구 △29평형 62가구 △33평형 A,B타입 3백38가구 △33C평형 31가구 등이 다음 순위로 넘어갔다. 주공 관계자는 "부천지구 청약통장 1순위자가 4천여명에 불과해 1순위에서 고전이 예상되긴 했었다"며 "수도권 남부 인기 택지지구에서 1순위 미달사태가 난 것은 지난 99년 용인 '새천년그린빌'이후 4년만"이라고 말했다. 소사지구 주공아파트 뿐 아니라 광명시 소하동에서 1백44가구가 일반 분양된 '금호어울림'아파트도 1순위 마감에 실패,44가구가 다음 순위로 넘어갔다. 신성건설이 화성시 향남면에 선보인 4백31가구짜리 '신성미소지움'아파트 역시 1순위 청약률이 10% 미만에 머물렀다. 신성건설 관계자는 "전화문의는 많았지만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실제 청약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3순위에서는 마감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지난 주 청약을 받았던 고양사리현 '동문굿모닝힐',양주백석 '동화옥시즌'아파트 등도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됐다. 주택업계는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거듭된 의지 표명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 같다"며 "본격적인 침체국면으로 돌입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입지여건 및 분양가 등 상품 내적인 측면을 면밀히 분석해 청약에 나서는 실수요계층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무차별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