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 유인이 사라진 가운데 중.대형 평형대의 집값 구도도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새 아파트와 조만간 입주예정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과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등은 여전히 대기수요가 많아 9.5대책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준공된 중층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매수세도 뚝 끊겼다.


이런 가운데 가격은 대부분 지역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새 아파트와 입주예정 아파트엔 '사자' 꾸준


이미 준공된 도곡동 타워팰리스 1,2차는 물건을 구해달라는 사람들이 대기할 정도다.


이곳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5대책 이후에도 매수세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가격은 층과 향(向)에 따라 천양지차다.


1차 68평형의 시세가 로열층을 기준으로 9·5대책 이전과 비슷한 17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남향으로 조망권이 확보된 일부 가구는 20억원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며 "몇 가구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수억원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과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등 입주를 앞둔 인기 아파트의 분양권도 매물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세는 꾸준하다.


다만 단기투자 수요가 사라지면서 9·5대책 이전보다는 매수 희망자라든가,전화상담 건수 등은 줄어들었다.


삼성동 대신공인 변석봉 사장은 "로열층을 기준으로 63평형짜리 매매값이 16억원대인데 사자는 사람은 있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된다"며 "9·5대책 이후에도 꾸준하게 매입상담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은지 20년 된 기존 아파트는 매수세 끊긴 가운데 보합세 유지


지은지 20년 정도 된 대치동 압구정동 일대 인기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사자는 사람도 없다.


매수와 매도세가 동시에 실종된 상태다.


시장 예측이 쉽지 않아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분위기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의 경우 지난 15일 시세보다 6천만원정도 싼 30평형짜리 급매물이 나왔지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경우 9·5대책 이전에는 급매물이 나오면 1시간 이내에 매매가 성사될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다.


미도 선경 우성아파트 등 이른바 대치동 '빅3'에 대한 매수세도 뚝 끊겼다.


이들 단지에서도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


팔겠다는 사람도,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우성아파트 주변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2개월 정도 지나봐야 가격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평형별로 4∼5명 정도 대기 수요자가 있어 9·5대책 이후 매입의사를 타진했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조정기간 지나면 어떻게 될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 이후 조정기간을 거치면서 연말께 단지별 가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강남의 경우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강해 내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단지들이 강보합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대책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재건축아파트들도 중대형 평형의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9·5대책과 같은 메가톤급 시장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강남에 대한 수요층이 두텁다는 증거"라며 "2~3개월의 조정기를 거친 뒤 단지별 가격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고 이어 전반적인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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