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단기 급락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추석 연휴 이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려는 이들이 자취를 감춘 상태여서 부동산시장이 연휴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이번주 중반부터는 다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선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급락 후 약보합세 최고 1억5천만원 가까이 단기 급락한 데다 추석 연휴로 매수·매도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가격 하락세는 상당히 둔화됐다. 중소형 평형 확대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34평형이 7억3천만∼7억4천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보다 호가가 1천만원 안팎 하락한 수준이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이달 초 8억7천만∼8억8천만원까지 호가했지만 불과 10일 만에 1억5천만원이나 떨어졌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이전보다 조금씩 낮추는 매물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지만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 단지에서도 9·5 조치 이후 전체적으로 3천만∼5천만원 정도 하락한 가운데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고덕시영 17평형은 3억4천만원선으로 추석 연휴 이전보다 5백만∼1천만원 추가 하락했다. 인근 부동산월드 관계자는 "투자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올들어 강남권 단기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거래를 많이 했다"며 "이런 영향으로 매물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주공 2·3단지는 1억원 가까이 하락한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이달 초 7억5천만원을 호가하던 3단지 16평형은 15일 현재 6억5천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에덴공인 김성일 대표는 "소형 평형 의무비율제와 가구수제한 등의 규제조치 해제여부가 불확실해 재건축 수익성을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저층단지들은 3천만∼4천만원 하락한 뒤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강남공인 정창성 대표는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 이전 하루 30∼40통에 달하던 문의전화도 끊겼다"며 "매수·매도자 모두 상황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움직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약세 전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평형 의무비율 확대,일반주거지역 용적률 하향 조정,재건축 허용연한 재강화 등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대표는 "재건축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재건축대상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