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A백화점에서 액세서리점을 운영하는 박종은씨(42)는 최근 친목회 회원 4명과 함께 강릉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청약했다. 1인당 2천만원씩을 투자해 바닷가 인근의 23평형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한 것이다. 박씨는 "성수기 때 맘대로 이용할 수 없는 콘도회원권보다는 바닷가 인근에 아파트를 사서 친목회원들이 휴가철에 이용하면서 임대도 놓을 생각"이라며 "앞으로 부동산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망설임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닷가 등 휴양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지분제 공동투자'가 인기를 끌고있다. 지분제 공동투자는 친목회 회원끼리,또는 친구들끼리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아파트를 분양받는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를 띤다. 이런 아파트 '공동구매'는 바다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인근에 해수욕장이나 해양레저시설이 있는 단지에 몰리고 있다. 피서철에 콘도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더러 향후 부동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분양에 나선 신도종합건설의 강릉 '신도브래뉴'는 1,2순위 청약결과 7백37가구 모집에 약 9백여명이 몰렸다. 수도권 투자자를 겨냥,서울에도 모델하우스를 마련한 덕분에 당초 30%미만으로 예상했던 수도권 투자자가 50%를 훌쩍 넘었다. 수도권 투자자 중 상당수가 실제 거주보다는 박씨처럼 휴양용으로 이용하는 수요라고 회사측은 귀띔했다. 강릉시 견소동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바닷가에 위치한 데다 분양가가 적당해 수도권 투자자들의 공동 구매를 유도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아파트 23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9천4백만원 수준이어서 4~5명이 공동 구매할 경우 콘도미니엄 회원권 값으로 휴양용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양형윤 차장은 "수도권 투자자들에게 휴양형 아파트라는 상품 이미지를 심어준게 주효했다"며 "수도권 청약자 중 상당수가 콘도나 펜션 대용으로 이용하는 동시에 재테크까지 기대한 수요"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분양에 들어갈 '오륙도SK뷰'에도 공동 구매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오륙도와 2백여m 떨어진 입지조건인 데다 모든 가구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SK건설이 아파트 인근에 약 5만평 규모의 해양레저시설을 갖출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별장이나 콘도대용으로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SK건설은 오는 11월 분양에 앞서 수도권 투자자를 위해 서울에 별도의 주택전시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두산건설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옆에서 분양한 '두산위브포세이돈Ⅰ'도 투자와 휴양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수도권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의 이창열 부장은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이 주변 지인들과 공동으로 분양을 받아보겠다고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이 바다 조망권 및 해양레저시설 확보 여부를 묻는 동시에 아파트값 상승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