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빌딩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권리분석시 유의해야 할 점은 건물과 대지의 소유주가 동일인물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대지와 소유주가 따로 있는 빌딩을 낙찰받았다면 건물의 '법정지상권'(건물 소유자가 토지 사용에 대한 법적 보장을 받게 되는 것)은 인정되지만 권리행사에 제약이 많아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위에 빌딩이 서 있는 대지를 경매에서 낙찰받는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물론 이 땅 역시 권리행사에 제약을 많이 받게 돼 가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땅주인은 건물주로부터 매월 일정액의 지료(地料·토지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 경매낙찰자 입장에서는 적은 가격에 토지도 매입하고 달마다 일정 수준의 현금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되는 셈이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사는 A씨(47)가 이같은 역발상을 활용해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이 된 대표적인 사례다. A씨는 2001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1백평 규모의 대지가 경매에 나와 5차례 유찰된 것을 발견하고 6차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았다. 최초감정가가 3억6백만원이었던 이 땅은 유찰을 거듭하는 동안 1억1천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땅 위에 법정지상권을 보장받는 1층짜리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매 경험이 많은 A씨가 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가 노린 것은 바로 지료였다. 건물주가 땅주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는 지료는 1차로 건물주와 경매낙찰자가 합의를 통해 액수를 조정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서 중재해준다. '적정 수준'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토지활용 가치가 높은 서울 및 수도권 대지의 경우 현재 예금금리의 2배 정도인 연 7∼8%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선에서 결정되는 게 보통이다. 재미있는 것은 경매에 별관심이 없는 PB고객들도 이같은 패턴의 투자방식에는 매력을 느낀다는 점이다. 법정지상권의 경우 효력이 발생한 지 30년이 지나면 소멸되기 때문에 이 권리를 보장받는 빌딩이 포함된 대지를 매입해 상속하면 후대에는 자산가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