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속에서도 서울 강남 일부 지역 아파트값은 평당 3천만원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미 평당 3천만원을 돌파한 아파트 분양권이 등장했고 평당 2천4백만∼2천8백만원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도 상당수다.


주로 대치동 도곡동 삼성동 등 인기주거지역 중·대형 아파트들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항상 매물이 부족한 지역이어서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부자 동네에선 평당 3천만원시대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경기가 한풀 꺾였지만 강남의 일부 아파트는 지역 프리미엄을 업고 소리없이 슬금슬금 가격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렇다고 이들 아파트값이 지금의 집값 안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평당 3천만원시대 오나


내년 5월 입주예정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분양권값이 평당 3천만원을 돌파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73평형은 22억원선(평당 3천13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65평형의 호가도 20억원선(3천76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가구뿐인 81평형의 경우는 평당 3천3백만원 이상인 27억원에도 살 수가 없다.


다만 55평형은 평당 2천5백만∼3천만원 사이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이파크 분양권을 사려는 사람들은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들면 그냥 산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선 우성아파트가 가장 비싸다.


우성아파트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동(棟)으로 평가되는 15동 45평형의 값은 13억원을 호가한다.


평당 2천8백88만원인 셈이다.


이 아파트 31평형은 7억4천만원(평당 2천3백87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강남공인 이기준 실장은 "매물이 단지 전체를 통틀어 6개 정도 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주인이 달라는 대로 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성아파트 옆의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최고 평당 2천6백만원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평형인 65평형은 최근 17억원(평당 2천6백15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먼저 입주한 사람이 주변 친척이나 친구들을 끌고 오면서 가격이 최근 서너달동안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우성아파트 맞은편 동부센트레빌 45평형 분양권값은 최고 11억3천만원(평당 2천5백11만원)이다.


53평형과 60평형도 평당 2천4백50만∼2천5백만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저밀도지구에 속하는 도곡동 도곡주공 1차 43평형 분양권값은 로열층 기준으로 10억5천만원대(평당 2천4백41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인근 신세계공인 관계자는 "대치·도곡동 일대 분양권값은 입주 시점이 되면 평당 3천만원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듯


초고가 아파트 등장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국지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른바 최고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들만 이런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아파트는 '한강조망 또는 새 아파트'라는 등의 강력한 가격상승 재료를 가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부자들은 부자들끼리 모여 살기를 좋아하며 경기 변동에 상관없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며 "이런 현상 때문에 매수세는 꾸준한 반면 매도 물량이 없어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강남지역의 일부 아파트값은 '그들만의 가격'일뿐 전체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들 아파트의 비정상적 가격상승과는 상관없이 수도권 집값은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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