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조금이라도 싼 값에 집이나 땅을 장만할 수 있는 경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 부(富)의 대물림으로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이 된 사람에게 경매는 친숙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다. 굳이 한두 푼 아끼기 위해 경매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손'에서 시작해 PB 고객이 되기를 원하는 개미투자자들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에게 경매란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 높은 재테크 수단이다. 실제로 경매를 통해 재산을 불린 뒤 PB 고객이 된 사람도 상당수 있다. '때밀이'부터 시작해 빌딩 지하에 작은 목욕탕을 임대한 A씨. 건물주에게 꼬박꼬박 월세를 지불했던 그는 자기 소유의 목욕탕을 마련하기 위해 1999년 경매에 뛰어들었다. A씨는 당시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H상가 지하의 목욕탕(감정가 6억5천만원)을 4억2천만원에 낙찰받았다. 보유하고 있던 현금이 2천만원밖에 없는 상황에서 엉겹결에 낙찰받은 그는 은행에서 4억원을 대출받아 가까스로 목욕탕을 인수한 뒤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너무 큰 모험'이라며 말리던 것을 뿌리치고 큰 결단을 내린 A씨는 현재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고 한 달 순수익으로 8백여만원을 벌고 있다. 부동산시장 활황으로 운영하는 목욕탕의 시세가 매입 당시의 2배 수준인 8억여원으로 값이 오른 것도 그가 거둔 수익 가운데 하나다. 물론 A씨와는 정반대로 경매에 나온 물건의 권리분석을 잘못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어떤 재테크에도 위험요소는 따르는 법. 경매로 PB 고객이 된 사람들의 상당수가 "마치 마약 같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것을 보면 경매가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 싶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 ◆알림=매주 수요일 게재되는 '은행 PB들의 부동산이야기'에서는 앞으로 한 달간 실전 경매 재테크 사례를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