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5.23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가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파트 시장의 경우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역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또 상가 토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상품성 및 입지여건 등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 ◆아파트 시장 기존 아파트 시장의 경우 초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시중자금의 영향으로 상승압력이 큰 상황이지만 정부의 투기근절 의지가 워낙 강해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범위내에서 안정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시장상황을 "4백조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으로 인한 상승압박을 정부가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규정한 뒤 "올해까지는 집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으로 연중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전셋값의 경우 일부 '재료'를 보유한 지역이 강세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청계천 복원공사에 따른 교통난으로 도심으로의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아파트 등은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아파트 시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休火山)에 비유되고 있는 반면 신규 분양 및 분양권 시장은 조만간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얼티소프트 송영민 사장은 "주택업체나 실수요자들이 5·23대책의 영향을 아직까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르면 10월,늦어도 11월부터는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일부 지역의 경우 여전히 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솔렉스플래닝 김재윤 마케팅 이사는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고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지 않은 부산 대구 등 지방시장과 서울의 영등포 용산구 일대 등은 경기여건과 상관없이 청약열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 토지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등 수익형 부동상 시장 전망은 대체적으로 △주상복합과 토지의 경우 '맑음' △오피스텔과 상가는 '흐림'으로 요약됐다. 상품의 품질,입지여건,브랜드 등의 차이에 따라 분양성이라든지 가격이 결정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상품별로는 주상복합과 일부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분양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과잉과 공실(空室)증가로 문제가 되고 있는 원룸형 오피스텔은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행사인 더피앤디의 임현욱 상무는 "재건축아파트 후분양,종세분화 등 일련의 정책으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아파트를 대체할 새로운 주거상품이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지와 상가는 상반된 시장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인해 토지 매입에 규제가 많지만 토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여력이 큰 데다 펜션 리조트 등으로 개발할 경우 이익이 엄청나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투자 방향은 토지쪽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면 상가 시장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여 있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걱정돼 투자자들이 선뜻 테마상가 근린상가 등에 대한 매입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송종현·김진수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