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성종합건설은 '그린캐슬'이라는 브랜드로 서울 중랑구 망우동,안양 호계동 등에서 아파트를 분양해온 중견 주택업체다. '유토피아'는 기존의 오피스텔 브랜드인 '아이라이프(i-life)'와 함께 예성종건이 멀티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내세운 새 브랜드다. 예성종건측은 이 브랜드를 지난 4월 구로동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에서 4백35실 규모의 아파텔(아파트와 유사한 형태의 오피스텔)을 공급할 때 처음으로 적용했다. 21∼35평형 규모의 이 오피스텔은 전용률이 60%를 넘는 등 아파트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설계돼 주택을 지을 땅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서울에서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았었다. 수요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워 2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에 공급가구의 90% 이상이 계약되는 호조세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구로공단 인근의 경우 공단근무자들이나 주변 대학생 등 싱글족(族)들을 대상으로 한 원룸형 오피스텔이 많았지만 이같은 트렌드를 과감하게 깨버린 게 성공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업체가 보유한 브랜드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하게 빅모델 전략을 구사한 것 역시 유토피아 성공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예성종건측은 낮은 업체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톱 클래스 여배우인 김혜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예성측은 김혜수를 내세운 광고전략이 분양호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판단,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예성건설은 구로동 유토피아의 성공에 힘입어 을지로 1백48실 규모의 오피스텔 사업을 도급방식으로 공급하기 위해 시행사와 최근 계약을 맺었다. 이 오피스텔에 적용할 브랜드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유토피아를 쓰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예성종합건설 조성철 회장은 "무리하지 않고 내실을 쌓은 게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는데 큰 힘이 됐다"며 "환경과 조화된 인간중심의 건축문화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