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분양권 전매제한 등을 담은 정부의 `5.23 주택가격안정대책'이 발표된지 한달이 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크게 가라앉은 양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국세청의 입회조사를 피해 문을 닫은데다 실수요자들마저 심리위축으로 거래를 꺼리면서 부동산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갈수록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 `둔화', 재건축 아파트는 `하락' = 5.23대책이 발표된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 22일 부동산뱅크의 최근 주간시세 동향에 따르면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5.23대책 이후 전주 대비 매주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지난주(13∼20일)의 경우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0.09%로, 전주의 0.18%에 비해 절반이 떨어졌다. 부동산114의 지난주 조사에서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0.08% 상승하는데 그쳐지난 3월 이후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상승폭은 최근 4주동안 0.3%, 0.2%, 0.11%, 0.08% 등으로 계속 낮아졌다. 특히 정부 규제의 주 타깃이 돼 온 서울지역 전체 재건축아파트의 평균 가격은지난주 0.07% 하락, 지난 1월말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양권은 지금 당장 매물을 내놓기 보다는 경기가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가을까지 보유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시중에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닥터아파트가 최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분양권 매매가를 조사한결과 변동률이 0.13%로 나타나 5.23조치 이후 계속 0.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부동산뱅크의 양해근 팀장은 "5.23조치로 인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볼 수 있다"면서 "심리위축으로 실수요자들도 거래를 꺼려 앞으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 침체 불가피 = 5.23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침체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시장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5.23대책을 시행케했던 주요 원인인 재건축아파트의 상승세는 당분간 기대하기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재건축 후분양제 시행과 국세청 세무조사라는 악재 이외에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주거지역 종세분화 ▲서울시 재건축 허용연한 지정 등의 악재들이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으로 현재 추진되는 상당수 아파트단지들의재건축사업이 무기한 연기되고 주거지용 종세분화로 용적률 규제가 강화되면 재건축아파트의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서울시가 재건축 허용연한을 30년 이상으로 지정하면 재건축시장이 받아들이는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라며 "그동안 묻혀있던 재건축시장의 악재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전세시장의 약세도 어느정도 아파트 가격상승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전세금이 매매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에 투자하는방식이 더 이상 어렵게 되는데다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되면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구매욕구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아파트 가격의 약보합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렸던것은 바로 저금리로 인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었다"며 "하반기 경기회복으로 돈이 풀리면 시중 아파트가격이 다시 들썩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안승섭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