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가 10억원 올라가면 분양가는 평당 100만원씩 올라간다(?)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비로 연간 수십억원을 지출하는 건설업체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은 소모적인 브랜드 경쟁보다는 아파트 품질 향상에 힘써줄 것을 원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신규 브랜드 출시 경쟁이 불붙으면서 건설업체들의 광고비, 특히 구체적인 분양 광고보다는 톱모델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감성을자극하는 TV 광고비가 급증하고 있다. 방송광고공사 집계 결과 지난 2001년 TV 광고비로 10억원 이상을 지출한 건설업체는 모두 8곳, 지출총액은 219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5개 업체가 411억원을 TV광고비로 지출했다. 올들어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져 1월부터 5월까지 TV 광고비로 10억원 이상을지출한 업체가 7곳에 이르며 이중 포스코, 대우, 두산, LG 등 4개 건설사는 광고비지출이 30억원을 넘어섰다. 신성건설, 이수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의 TV 광고비 지출도 10억원을 넘어선것을 감안하면 올해 건설업계의 총 광고비 지출은 5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건설업체들의 광고비 상승이 나홀로 상승에 그치지 않고 분양가의 동반상승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 금호건설은 최근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어울림'을 내놓으면서 톱모델 기용에 3억원 등 총 60억원을 브랜드 광고비로 책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가 남양주 평내지구에 분양하는 평내 금호어울림 아파트는 평당분양가가 최고 637만원에 달해 일년새 이 지역 분양가를 평당 100만원 이상 올려버린 셈이 됐다. 1년전 이 지역에서 공급된 우남퍼스트빌의 분양가는 평당 418만원, 신명스카뷰는 평당 445만원이었다. 올해 브랜드 광고비로 각각 100억원과 85억원, 70억원을 잡아놓고 있는 LG건설,대우건설, 포스코건설도 비슷한 역할을 하기는 마찬가지. LG건설과 대우건설은 의정부 양주와 일산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버렸고 포스코건설은 더#스타시티 분양으로 강북 아파트시장에 평당 2천만원 시대를 열어놓았다. 하지만 아파트 브랜드 경쟁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최근 한 아파트전문사이트에서 최고의 조회수와 추천 권고를 얻은 글은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브랜드 경쟁에만 몰두하는 건설업체들을 신랄하게 비판한글이었다. 광고업계에 종사한다는 강모씨는 이 글에서 "아파트 광고만 보면 광고업에 회의가 느껴질 정도"라며 "필요도 없는 아파트 브랜드화를 위해 쓸 광고비가 있으면 차라리 소음처리나 하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