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에서 앞서 분양된 단지보다 싼 가격에 공급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5·23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분양시장이 냉각되자 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다음달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공급하는 '동부센트레빌'(7백3가구)의 분양가는 평당 6백5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이 단지 주변에서 D산업이 1천1백9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할 때 책정했던 평균 6백50만원대보다 6% 정도 싼 분양가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부산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2백93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에 들어가는 우림건설도 분양가를 지난달 인근에서 공급된 H아파트보다 5% 저렴한 평당 5백30만원선으로 정할 계획이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분양가를 더 올리자고 요구하는 시행사를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분양가를 조금 낮추더라도 분양을 조기에 끝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우림건설측은 앞으로 충남 계룡신도시 등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때도 주변보다 1천만원 정도 싸게 분양가를 매겨 입주 때 최소한의 웃돈이 형성된다는 기대감을 수요자들에게 심어준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23대책 이후 주변 단지 분양가보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앞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해오던 그동안 업계 관행이 사라질지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