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9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는 별도로 주택경기는 이미 자율조정의 초기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원은 '5.23 투기억제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은 전반적인 가격동향과 거래량,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이미 자율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여건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주택수급 측면에서 최근 2-3년간 주택분양물량이 과거 주택 200만호 당시보다 많아 이들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주택경기가 자율적인 시장기능에 의해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실물경기 침체로 주택수요는 위축되는 반면 호황때의 분양물량 완공으로 입주물량은 계속 늘기 때문에 주택시장은 조만간 거래부진속에 가격하락이 본격화되는 침체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동성 효과에 힘입은 부동산 경기과열도 저금리 시대의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일본 등의 사례를 볼 때 금리가 아무리 낮고 유동성이 풍부해도 부동산값이 내재가치 이상으로 상승하면 버블붕괴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정책은 외환위기 이후 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하고 주택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했지만 최근 일련의 부동산투기 억제책과 함께 과거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한시적으로 실시한 '시장기능 활성화' 정책은 실험으로 끝나고 말았고 특히 '5.23 투기억제대책'에서는 청약배수제, 분양가 규제를 제외하고는 과거의 직접적인 수요억제정책이 대부분 다시 부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식 연구원은 "주택경기가 자율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직접적인 수요억제책으로 부동산 경기의 단기안정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지나치게 냉각되면 가계.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