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5·23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앞으로 아파트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5·23대책'으로 인해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시장에 몰려든 가수요가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분양권 전매 금지 지역 확대 조치가 가수요를 없애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여 이에 맞춘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가수요가 사라지면서 분양권에 붙었던 프리미엄(웃돈)도 대폭 떨어져 실요자들의 내집 마련이 지금보다는 휠씬 수월해질 것으로 점쳤다. ◆실수요자 내집 마련 쉬워진다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이 '5·23대책'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 확대로 인해 수도권과 충청권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하락하면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 신규 분양 단지에서의 내집 장만 확률도 높아진다. 분양권 전매 금지 조치가 확대 시행되면 그동안 시장의 거품을 부채질한 가수요 투기세력의 입질이 사실상 차단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8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수요 세력이 빠질 경우 미분양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할 정도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금 인하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토건의 김격수 실장은 "앞으로 청약 과열 양상은 사라지는 반면 업체들이 내거는 분양조건은 더욱 좋아져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투자 전략 어떻게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에 당첨될 확률은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투기과열지구에서 당첨되면 분양권 전매 금지는 물론 5년간 1순위 자격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자금조달 계획 등을 철저히 세운 뒤 제대로 된 지역에서 분양을 받아야 한다. 재건축시장의 경우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단지는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분양제가 적용될 경우 사업 지연 등 부작용도 만만찮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동산시장의 호황이 사업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면 문제가 없지만 침체 땐 가격 하락과 함께 추가 부담금이 늘어나는 데 따른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 서울 인기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여전히 투자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7월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더라도 3백가구 미만 단지는 예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된 서울지역 주상복합아파트는 3백가구 미만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또 3백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에선 가수요가 사라지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