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리인상' 카드를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인상론자들은 지난 80년대 금리인상을 머뭇거리다가 부동산 버블을 키웠고, 이 때문에 장기 디플레이션이라는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케이스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일본의 상황과 현재 한국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비슷하지만 시장환경에 차이가 있으므로 지금은 금리인상 조치를 취할 때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국내 시장도 거품 초기 단계? 지난 2001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아파트값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추진 지역을 중심으로 평당 2천만원선을 잇따라 넘어서자 국내에서도 거품을 경계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거주목적이 아닌 투기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는 수요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 투기세력이 아닌 개미투자자들까지 너도나도 부동산시장에 달려들고 있는 모습이 지난 80년대 말 일본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1980년대 일본에선 개인은 물론 기업까지 주택 건물 토지 가리지 않고 사들이는 바람에 거품이 지나치게 끓어올랐지만 한국은 주로 개인들이 아파트로 몰린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개인도 미리미리 대비해야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단기간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하반기중 미국경제가 활황세로 돌아서게 되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개미투자자들도 이런 점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한주택공사 김용순 박사는 "시중의 풍부한 현금 유동성만으로 부동산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개미투자자들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