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녀회의 '집값 관리' 움직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잇단 투기대책으로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자 일부지역 아파트부녀회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현재 시세 고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개포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에 관한 문의보다는 인근 아파트부녀회의 전화가 더 많다"며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은 호가로 부동산 관련 사이트에 매물을 올릴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강남 개포동 W아파트 34평형의 호가는 4억8천만~5억1천만원선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 부녀회는 5억5천만~5억6천만원선 이하에 나온 매물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녀회의 집값 방어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항의전화와 함께 주민들의 입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시세보다 1천만원 가량 싸게 아파트를 처분한 김모씨(44)는 부녀회로부터 "급매물로 아파트를 싸게 판 사실을 당분간 숨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신도시 개발로 인해 술렁이고 있는 인천 광명 고양 등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동시분양 청약결과가 저조한 인천지역에선 김포신도시 개발 발표 이후 일부 주민들이 호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산 탄현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어떤식으로든 아파트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 '지금 아파트를 팔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