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공공택지 조성 공사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준농림지와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택지 공급마저 크게 위축되고 있어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일 건설교통부와 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지난달까지 개발계획(4곳)이나 실시계획 승인(18곳)을 받은 22개 신규 택지개발지구(17만가구분) 가운데 올해 안에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는 곳은 동백지구(용인)와 풍동지구(고양) 등 6곳(2만1천여가구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기존 택지지구를 포함해 △민간 2만∼2만5천가구 △공공 1만7천가구 등 4만가구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정부의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 목표인 30만가구의 15%에도 못미치는 물량이다. 이처럼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이 줄어드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환경단체들의 개발 반대로 택지지구 지정이 어려운 데다 △지정 후에도 교통 및 환경대책 수립 절차가 까다로워 개발.실시계획 등 인.허가가 늦어지고 △결국 택지 조성 및 공급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공급 상황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아파트 건설용 택지로 활용됐던 준농림지가 올해부터 없어지면서 수도권에서만 3만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끊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선(先)계획 수립 등 재개발·재건축 요건이 까다로워져 서울지역에서 올해 일반 분양될 아파트가 7천4백여가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칠 뿐더러 2001년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택지난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전문가들은 1∼2년 뒤 주택 수급에 심각한 병목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집값 불안을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고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 기조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범(汎) 정부 차원의 공공택지 조기 개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