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지역의 민간 임대아파트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일대에서 공급되는 임대아파트에 단기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견본주택 주변에는 떴다방(이동중개업자)이 진을 치고 수천만원대 프리미엄(웃돈)을 장담하며 임대아파트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 없는 서민들에게 공급돼야 할 임대아파트도 투기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기판으로 변질된 분양현장 지난 18일 분당신도시 정자동에 마련된 ㈜우미산업개발의 '우미이노스빌'(7백12가구)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만난 한 떴다방은 "임대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복권 한장 사는 셈치고 청약하려는 투자자들"이라고 전했다. 용인시 수지읍 풍덕천동에서 나왔다는 공인중개업자는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떴다방들이 이곳에 몰려들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미산업개발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공급인데도 19,20일 이틀동안 1만5천여명의 인파가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전했다. ◆과열의 원인 공공임대와 똑같은 청약조건을 적용받게 되는 오는 7월 이전까지는 '민간임대'라는 명목으로 청약제한이 없다는 게 과열의 가장 큰 원인이다.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지 않는 민간임대 아파트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아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청약조건을 정할 수 있다. 공공임대 아파트 청약에는 무주택 가구주만 1순위가 되지만 민간 임대아파트 청약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이 적다. 또 민간임대의 경우 청약통장을 사용하더라도 기록에 남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민간 임대아파트가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기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다. ◆분양가 상승 우려 민간 임대아파트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게 되면 향후 공급될 아파트의 분양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투기수요가 마치 실수요인 것처럼 인식돼 업체들이 분양가를 올릴 만하다는 근거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임대아파트를 지을 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땅을 공급받고도 분양가를 높여간다면 도덕적 비난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용인지역에 공급되는 일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8백만원을 넘어섰으며 일부 민간 임대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7백만원을 웃돌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