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매값이 단기 급등했던 인근 개포동 일대 아파트들이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기대와 달리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개포주공 2∼4단지의 예비안전진단(육안검사) 결과에 따라 이 지역 아파트값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얼마나 올랐나=개포동 일대 아파트값은 지난달 17일 강남구가 은마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안전진단 판정을 한 차례 미룬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단기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오히려 이 같은 결정 유보를 안전진단 통과의 '청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3억4천만원대에 구할 수 있었던 개포주공고층 5단지의 23평형 로열층 매물이 3월 셋째주(20∼25일) 들어 대부분 사라졌다. 가격도 3억5천만원으로 뛰었다. 급기야 이번주 들어서는 3억6천만원대로 또 한 단계 값이 올랐다. 저층단지들 역시 최근 들어 값이 뛰기 시작,현재 시세는 13평형을 기준으로 △1단지 3억7천만원 △3단지 4억원 △4단지 3억5천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투자자들 관망세로 전환=지난달 31일 은마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불허 판정이 나온 이후 투자자들은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들은 이달 말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개포주공 2∼4단지의 예비안전진단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지별로 따로 예비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한꺼번에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게 강남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대치동 도곡동 등에 살면서 개포 1∼4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안전진단 결과를 보고 매도 여부를 판단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개포고층 5∼7단지의 경우 구입자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안전진단 결과에 별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전망=일선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이나 투자자들은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주공 7단지 인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연도가 은마아파트보다 5년 정도 늦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강남구청이 쉽게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매매가가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