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최근 청약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화성 평택 등 신흥 인기 주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 남부권의 신규 단지에서는 투자자들이 웃돈을 노리고 대거 전매에 나서 투기판으로 변질될 우려 마저 낳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계약을 끝낸 수도권 남부지역 주요 단지들의 전매율이 30%를 웃돌고 있다.


일부 인기 단지에서는 공급된 물량의 절반 이상이 전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가운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가수요층이 분양권을 서로 사고 팔면서 시장을 유지하는 곳도 있어 시장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분양권 손바뀜 여전=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화성 태안읍에서 선보인 D아파트는 지난달 23일 계약을 마치자마자 주변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1년 간 금지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회사측에선 분양권의 50% 이상이 거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극성을 부리면서 D아파트 31평형에는 3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계약 당시에는 웃돈이 6백만∼7백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태안읍에서 공급된 S아파트도 30% 이상의 계약자가 공증을 통해 분양권을 거래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평택 안중에서 분양된 W아파트는 7백여가구 중 3백여가구의 분양권이 전매돼 초기 전매율이 40%를 웃돌고 있다.


중개업소끼리,혹은 중개업소와 일반인 간 전매가 이뤄지고 있다.


용인 죽전지구의 D아파트도 전매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 아파트 33평형의 웃돈은 3천만원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D아파트를 공급한 회사 관계자는 "중개업자와 투자자들이 확보한 분양권이 실수요자들에게 전매되고 있는 중"이라며 "금리 경기상황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아파트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믿음이 분양권 전매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요가 시장 흔든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전망 마저 불투명한 상태여서 아파트 분양시장의 기반(펀더멘털)이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투자자든 실수요자든 선뜻 투자에 나서기를 꺼리는 게 지금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 하다"며 "자칫 시장왜곡 현상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단기투자자와 떴다방들의 머니 게임장으로 변질되면서 투기를 부채질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웃돈 거품은 건설사들의 분양가 인상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현재의 분양 시장은 실수요자가 받쳐주지 않아 분양권 거래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투자처 부재 속에 부동산에 대한 이상 열기는 결국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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