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청와대'로 불리는 청남대 개방을 앞두고 인근 충북 청원군 일대의 부동산 거래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후보지역과 동떨어져 있는 데다 20여년간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묶여 한산하기만 했던 이 지역이 다음달 중순부터 청남대를 개방키로 한 청와대의 방침이 발표되자 얼어붙었던 부동산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특히 청남대가 개방되면 이 일대에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대로변 등 상권이 형성되기 좋은 위치에 있는 부동산의 경우 벌써부터 가격이 널뛰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문의면 삼거리에서 청남대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는 이미 외지 부동산업자들이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고 물건 확보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땅값이 얼만인지조차 까마득히 잊고 살던 이곳 주민들에게 부동산업자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찾아와 물건을 구해 달라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청남대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문의면 괴곡리와 상장리 노현리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늦은 시간에도 땅을 팔라는 부동산업자들의 전화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불평할 정도다. 이처럼 외지 업자들이 몰려들면서 평당 2만∼3만원대에 불과하던 임야가 최근 들어 6만∼7만원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문의면에서 청남대로 향하는 도로변 대지는 20만∼30만원선에서 60만∼70만원선까지 1백∼2백%까지 뛰어올랐다. 건축이 가능하고 목이 좋은 일부 도로변 요지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청원군 문의면에 인접한 청주 분평동 주공부동산 양은주씨는 "청남대 개방 발표 이후 외지 손님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며 "매물 찾기도 쉽지 않아 부동산 가격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아직까지는 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규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호가만 큰 폭으로 올랐을 뿐 실제 거래는 뜸한 편이지만 충북도가 청남대활용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본격 개발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시장 과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충북도는 이미 청남대 안에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물 전시관을 만드는 등 이 일대를 대통령기념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자연생태공원으로 꾸며 하이킹코스를 설치하는 등 청남대 활용 청사진을 마련했다. 청원=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