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서 부동산에 들이닥친 '전쟁랠리'도 커다란 실적 없이 끝나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를 비롯 지난 주말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모두 10개 안팎의 신규 단지가 견본주택을 활짝 열고 내방객들을 맞이하는 데 분주했다. 이라크 전쟁의 단기화와 무혈입성에 가까운 승전보를 기대해서인지 모처럼 부동산 시장에도 생기가 돌았다. 일부 단지는 1백 대 1에 가까울 정도로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지난 24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중대 발표에 이어 이라크전의 장기화가 가시화되면서 이 같은 시장 상황이 '반짝 장세'로 끝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전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 경기 변수는 투자 심리의 위축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전일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업계에선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을 걱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들이 받쳐주지 않는 가수요 시장이어서 분양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문제는 심각해 진다"고 말했다. 청약과 계약을 앞둔 건설사들은 전쟁 상황과 수요자들의 심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주 초까지만 해도 분양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며 "하지만 이라크전이 예상보다 오래 갈 경우 분양 시장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