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의 여진(餘震)이 남아있는 가운데 부동산시장의 동향 및 향후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해지고 북한핵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들 외부요인에 의한 불안심리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간에 부동산값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북한 핵 문제 등으로 '국가리스크(Country Risk)'가 커지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97년과는 상황이 다르다=전문가들은 "부동산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지난 97년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지난 2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1천2백40억원에 육박하는 등 97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경제공황→매물급증→가격폭락'과 같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 팀장은 "시장변화에 민감한 고액자산가들 역시 부동산시장에서 발을 뺄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주택공사에서 부동산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김용순 박사(주택도시 연구원)는 "현재 부동산시장은 '의외다'라고 느낄 정도로 평온하다"며 "엄청난 시중 부동자금이 저금리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상황에서 그나마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부동산쪽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 불확실성 제거가 관건=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며 "북한 핵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줘 시장이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올해 안에 해결되면 내년에는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전셋값과 매매값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있다"며 불확실성의 조기 제거를 전제로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입주예정인 중·소형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매매가를 좇아 전셋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개미'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장과열 분위기에 부화뇌동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문했다.


주공 김용순 박사는 "금리가 오를 여지는 많지 않지만 대외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게 되면 이른바 '리스크 프리미엄'이 작용,금리가 단기 급등할 수도 있다"며 "요즘 같은 장(場)에서는 철저하게 실수요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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