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가 아파트 분양가를 지나치게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건설교통부가 오히려 분양가가 떨어졌다는 자료를 내놨다. 그러나 분양가가 지난해보다 조금 떨어졌다 해도 지난해를 중심으로 최근 몇년간의 분양가 및 매매가 상승률은 `과도하다'는 게 대부분의 여론이어서 건교부가 이를 하향조정하려는 노력은 없이 업계를 두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 `떨어졌다' = 건교부는 부동산114 등의 자료를 인용, 서울시 동시분양의 평균 분양가가 올들어 평당 812만원으로 지난해의 840만원보다 3% 하락했다고 밝혔다. 강남지역은 지난해 1천312만원에서 올해 1천222만원으로 90만원(6.9%) 떨어졌고비강남은 730만원에서 759만원으로 4% 올랐다는 것. 분양가가 실제 하락했다면 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 분양가는 98년521만원에서 99년 604만원, 2000년 670만원, 2001년 735만원, 지난해 840만원 등으로 4년간 무려 61.2%나 치솟은 상태. 건교부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뛰었다는 일부 분석은 분양가를 평형별가구수에 따라 가중평균해 산정하지 않고 단순평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분양가 `치솟았다' =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서울 동시분양 물량의 단순평균 분양가는 평당 1천184만원으로 지난해(835만원)보다 41.8% 뛰었다. 같은 방식으로 보면 경기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627만원으로 지난해(507만원)보다 24%, 인천지역은 482만원에서 602만원으로 25%, 부산지역은458만원에서 613만원으로 34% 각각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뒤 올해 분양에 나선 업체들이 가격이크게 오른 주변 신규 아파트 시세에 맞춰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 모임'도 2차 서울 동시분양을 분석한 결과, 일부업체는 대지조성비를 20배 가량 부풀리는 방법으로 분양가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책없다' = 건교부 주장대로 아파트 분양가가 올들어 `조금' 떨어졌다해도 최근 몇년간의 분양가 상승률은 일반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특히 서울 강남은 98년 699만원에서 지난해 1천312만원으로 87.7%나 폭등했으나비강남은 505만원에서 730만원으로 44.6% 올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해졌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도 지난해 한해에만 강남 35.2%, 강북 22.6% 등 서울 평균30.8% 뛰어오르는 등 분양가 상승이 기존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키고 다시 분양가가상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건교부 대책은 소형 아파트 분양가 규제, 임대 등 주택공급 확대, 택지의안정적 공급, 법인세 중과, 담합행위 근절 등 원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양가 규제나 원가 공개 등의 방안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주택도 하나의 상품인 만큼 시장원리에 따라 분양가가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