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업체가 어떤 블록을 배정받았는지 좀 알 수 있을까요." 한국토지공사 화성사업단 서기석 과장은 요즘 이런 문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발신자는 대부분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시행업체 관계자들이다. 서 과장은 "하루에도 10여 업체가 전화를 걸어와 꼬치꼬치 묻는 통에 난감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토공 화성사업단에 이처럼 시행사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이유는 경기도 화성신도시(화성동탄택지지구)가 지구지정될 당시 토지를 수용당했던 넥서스건설 등 6개 건설업체에 공급할 우선분양 택지(공동주택용)의 위치가 최근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들 시행사는 입지여건이 뛰어나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땅을 공급받은 업체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에게 땅을 매각할 것을 종용하거나 시공사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매각의사가 전혀 없는 주택업체에까지 시행사들의 전화가 폭주해 해당 업체로부터 '건설업체들이 어떤 땅을 배정받았는지 알려주지 말라'고 요청받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택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일부 업체의 경우 주택용지를 비싼 값에 매각해 앉아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기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받은 땅을 되파는 일부 업체에 대해 웃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