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패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돈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 '큰손'의 움직임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배울거리가 된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앞으로 매주 수요일에 '은행PB(Private Banker)들의 부동산 이야기'를 연재한다. ------------------------------------------------------------------- 일선 영업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PB들은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PB가 부동산도 다룹니까.PB는 금융상품만을 취급하는 게 아닌가요." 이 질문에는 "도대체 고액 연봉을 받으며 '금융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PB들이 부동산까지 사고 팔 필요가 있느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대한 이들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부자들이 원하니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PB들의 '임무'는 고객의 재산을 적절한 곳에 투자해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부동산이 거부들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고 따라서 은행PB들에게 부동산 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본점 골드클럽의 임동하 웰스매니저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80% 안팎을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리고 이같은 사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라 이미 수십년 전부터 지속돼온 현상"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는 PB가 주택담보대출 등 주로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상품만을 취급해왔기 때문에 부동산과 멀어보였을 뿐 고객의 '니즈'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PB영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은 세무사 회계사 등 절세(節稅)와 관련된 업계 종사자는 물론,건설회사 출신 전문가들까지 경력직원으로 채용해 PB 지원팀을 강화하는 추세다. PB영업의 선두주자인 하나은행 신한은행을 비롯해 후발이라고 할 수 있는 조흥은행이나 삼성증권 등이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나 건설회사 출신 등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들어 해외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거부 2,3세들이 재산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포트폴리오상에서 부동산의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약간의 조정은 있겠으나 시간이 지나도 부동산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점은 대다수 PB들의 공통된 견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