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청계천 주변지역을 현재 업종 특성을 살리되 민간 주도로 재개발하기로 했다. 양윤재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은 11일 "청계천 주변을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로 현재 입지여건에 맞도록 개발키로 했다"며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도시계획 차원의 큰 틀만 정하고 실제 개발은 민간이 주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국제금융센터 등 고부가가치 산업지구로 재편하기 위한 전략 재개발사업은 서울시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 구역별로 특화 개발 =서울시는 금융회사들이 몰려 있는 무교동 일대는 국제금융업무단지로, 세운상가 인근은 정보기술(IT).멀티미디어.인쇄.문화사업지구로, 동대문시장 일대는 의류.패션산업단지로 개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국제금융단지 주변에는 오는 2009년까지 지상 35층, 연면적 6만평 규모의 국제금융센터를 비롯 외국인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과 고급 민간 임대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청계천 광교 일대~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여의도를 잇는 삼각축에 국제금융중심지를 조성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청계천변 공구상의 경우 도심 외곽 이주를 원하면 지원할 방침이다. 개발방식은 철거 위주의 기존 재개발과 달리 도로와 필지 경계에 따라 여러 구역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수복 재개발'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는 민간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에 각 구역별로 특화하려는 업종을 '권장용도'로 지정하고 이를 선택하는 건물에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도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지원할 계획이다. ◆ 불안해 하는 상인들 =청계천 주변에서 일용잡화 도매상을 하는 김세일씨(60)는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면 교통이 불편해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며 "서울시가 상인들 입장을 생각이나 해봤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이곳에서 판촉물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종설씨(41)는 "대로변에 접한 가게보다 골목 안쪽 상인들이 더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상인들이 원하면 영업 장소를 옮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전 후보지로는 문정.장지지구, 마곡지구, 구로구 일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모두 옮겨 간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청계천의 명성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