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격이 약보합에 머물 때 과감하게 사야하나, 아니면 추가하락을 기다려야 하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지역에서 소폭의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올해 아파트시장은 하향 안정세가 대세지만 일부아파트는 차별화된 상승 가능성을 보일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 전망에 맞춰 내집 마련 계획을 짤 것을 제안했다. ◆ 대세는 '하향 안정' = 전문가들이 올해 아파트시장의 전체 기조를 하향 안정세로 보는 이유는 ▲새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 정책 ▲아파트는 물론 다가구,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의 전반적인 공급 증가 ▲더딘 실물경기 회복 ▲금융기관 대출관련 규제가 강화 추세 등 크게 4가지다. LG경제연구소의 김성식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정도로 거품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2년간 단기급등에 따른 거품해소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세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도 "아파트 값이 4년 이상 상승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98년 6월 바닥을 찍은 후 지난해 중순까지 4년동안 상승한 아파트 값이올해도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은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아파트 매입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최근들어 매도자보다 매수자에게 힘이 실리고 있어 실거래가가 매매호가보다 1천만원 이상 떨어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차별화 가능 아파트는 매수 필요 : 전문가들은 그러나 모든 조건을 검토한후 차별화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아파트는 가격이 빠질 때 과감하게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파트 가격의 전반적인 폭락이 일어나지 않는 한 차별화 요건을 갖춘 아파트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며 약세장에서도 충분히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곽 이사는 "역세권과 비역세권, 대단지와 소규모 단지, 조망권과 비조망권의 가격차별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 아파트 시장의 추세"라며 "역세권, 환경, 편의시설등의 차별화 요소를 갖춘 아파트는 과감히 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사장은 대형과 중소형 아파트의 차별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강남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중 40평 이상 대형평형의 비중이 72%, 주상복합아파트는 83%에 이를 정도로 대형평형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공급과잉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매입후 가격상승까지 기대하는 실수요자들이라면 대형평형보다는 대단위 택지개발지구나 역세권에 위치한 중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도권의 교통망 확충이 이뤄지는 지역도 차별화 가능지역으로 거론됐다. 부동산뱅크의 김용진 편집장은 "부동산 경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땐 '재료'를찾아 움직여야 한다"며 "현재 수도권 아파트의 가장 큰 재료는 올해나 내년 지하철과 철도가 들어서는 '교통망 확충' 재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원-천안간 복선전철화가 이뤄지는 화성 태안.동탄, 중앙선 복선전철화가 이뤄지는 남양주 도농.덕소와 구리, 고속전철 역사가 들어서는 광명과 천안의 역세권 아파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편집장의 제안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