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약 2천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경기 화성 '태안지구'의 아파트 분양시장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선 대한주택공사 아파트가 1순위에서 미달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고전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순위 내에서 청약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3·4분기까지만 해도 10대1 이상의 경쟁률(신한에스빌 6백63가구 20대1)을 무난히 기록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청약경쟁률 예상외로 낮았다=23∼32평형 4백94가구가 나온 가운데 1백1가구가 선보인 29평형에 85명만이 청약했다. 32평형 3백94가구에는 5백77명이,23평형 3가구에는 4명이 신청해 1.5대1과 1.3대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주공이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한 공공분양 아파트가 1순위에서 미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공이 먼저 청약열기를 달궈주기를 내심 바랐던 LG건설(4백92가구)과 대우건설(9백58가구)은 예상밖의 저조한 결과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LG건설 관계자는 "지하철 1호선 병점역의 내년 1·4분기 개통이 확실시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중도금(총 분양가의 60%) 이자 후불제 등을 적극 홍보해 수요자들을 끌어 모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양대 악재 겹쳤다=병점역 개통 등의 재료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낮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태안지구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첫 분양이라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몰랐는데 역시 가수요 거품이 싹 걷히면서 경쟁률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화성시가 지역 1순위를 모집공고 이전에 1년 이상 화성에 거주했던 사람으로 제한할 것을 주택업체에 지시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분양 사태 우려된다=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LG건설 대우건설 등 앞으로 이 지역에서 공급이 예정된 아파트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순위내 마감을 하지 못하는 곳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가 주공에 비해 조금 비싼 데다 특히 대우의 경우 공급물량이 주공의 2배가 넘기 때문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