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타워팰리스로 이사온 주부 민혜정(40)씨는 요즘 색다른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집안에 설치된 각종 자동화시스템과 단지 내 부대시설 등을 직접 배우고 이용하는 재미다. "여러 집에서 살아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예요.기존 아파트는 대부분 부대시설과 평면 등이 엇비슷하지만 타워팰리스는 확실히 다르거든요"라며 자랑한다. 민씨가 가장 신기해 하는 것은 웹패드다. 이동형 인터넷 단말기로 집안 어디서든 전화연결,가스.전력 원격점검,현관 외부확인,화재.방범감지 등의 10여가지 기능이 손가락 하나로 간단히 처리된다. 웹패드는 굳히 컴퓨터를 켜지않아도 언제나 인터넷이 되기 때문에 좋단다. 민씨가 자주가는 사이트는 단지내 커뮤티니사이트. 많은 입주자들이 들어와 대화하고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금새 친해지는 사이버공간이다. 민씨는 이곳에 온 뒤로 하루 일과가 달라졌다. 아침 9시쯤엔 매일같이 아래층에 있는 헬스장과 사우나로 향한다. 1시간 정도 땀을 흘리고 이웃들과 담소도 즐길 수 있어 스트레스가 절로 해소된단다. 예전 아파트 생활에서는 상상도 못한 이색 경험이다. 이런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내심 불만스러운 것도 적잖다. 실내공간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민씨가 전세로 들어온 이 집은 51평형. 그런데도 예전에 살던 48평형 아파트보다 실내공간이 훨씬 비좁다. 이사온 지 거의 한달이 됐지만 아직도 짐들이 제자리를 못찾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당초 우려했던 주차장 이용난은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직 입주가 덜 된데다 주차장이 넓기 때문이다. 다만 주변 도로사정이 갈수록 악화돼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단다. 부대시설 이용료가 비싸다는 것도 주부로서는 고민이다. 세탁비(양복한벌 7천원)와 이발료(여자커트 2만5천원) 등이 외부에 비해 40~1백%이상 비싸다. 각오는 하고 있지만 일반아파트의 3-4배 수준으로 알려진 관리비에도 적잖이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는 지난달 25일 1차분 4개동 1천4백99가구가 집들이를 시작,지금도 이사가 계속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