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의 사업구조에서 주택부문의 비중이 너무 높아져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택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수익창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부문 수주가 하락세로 반전되면 건설업체들의 전체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국내 건설업계의 전체 수주액에서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등 민간수주가 차지하는 비율이 69.7%를 기록,지난 94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 비율은 지난 94년 60.6%에서 95년 59.4%, 96년 55.9%, 97년 55.5%로 55% 이상을 계속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시절인 98년에는 38.4%까지 급격히 낮아졌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백성준 연구원은 "주택부문에 지나치게 치중했던 주택 전문업체들이 주택시장이 급도로 침체된 98년 외환위기 때 하나같이 도산의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건설, LG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5대 대형 건설업체의 주택부문 수주비율도 위험수준에 이르고 있다. 5대 대형 건설업체의 전체 수주에서 민간부문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4분기 63.6%에서 올 3.4분기에는 69.6%로 높아졌다. 대림건설의 경우 민간수주:공공수주:해외수주의 비율이 54:37:9로 가장 균형을이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88:10:2로 민간수주 부문에 대한 지나친 편중성을 보였다. 백성준 연구원은 "외환위기 시절과는 달리 건설업체들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높아져 당시와 같은 부도사태는 일어나기 힘들다"며 "하지만 주택부문 수주의 하락세가 가져올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지나치게 과열된 주택시장은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면도 있지만 사업구조가 주택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도 사실"이라며 "내년 건설기업 경영의 화두는 주택부문의 비중 축소에 따른 사업다각화 모색과 수익구조 안정 추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