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뜨거운 청약열기를 보여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던 경기도 남양주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1일 남양주 일대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분양을 마친 주요 아파트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데다 분양권 시장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양주의 경우 분양권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할 정도로 가수요 거품이 꺼져가고 있다"며 "입지여건상 지역 실수요자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만간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얼어붙은 분양권 시장=지난 9월 이전까지만 해도 풍부한 가수요를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했던 분양권시장은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호평·평내지구에서 분양된 일부 아파트의 분양권이 공증을 통해 매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10월 이전에 분양됐던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권은 지리한 보합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거나 하향조정되고 있다. 구리시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초기 프리미엄(웃돈)이 최고 4천만원 안팎에 형성됐던 호평동 아이파크의 경우 현재 로열층도 3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며 "일부 저층부 물건은 1천5백만∼2천만원대에 물건이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남양주 시장은 일부 떴다방 세력이 일으킨 거품이 꺼졌을 때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 뿐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지역"이라며 "가수요거품에 현혹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청약경쟁률=가수요 거품이 꺼지면서 아파트 청약경쟁률도 낮아지고 있다. 대한주택공사가 청약저축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2일부터 남양주 평내지구에서 공급한 5년 공공임대아파트 1천50가구는 청약 둘째날 2.12 대 1의 경쟁률로 가까스로 마감됐다. 주공 김성균 부장은 "주공 공공임대의 경우 전매행위 자체가 워낙 어려운 상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약자가 실수요자라고 보면 된다"며 "실수요층이 예상보다 두텁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청약을 받은 평내지구 중흥S클래스는 7블록 9백42가구가 평균 2.3 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8블록(4백16가구)의 경우 36평형이 마감되기는 했지만 31평형 일부 가구는 다음 순위로 넘어갔다. 이밖에 오남리 신동아파밀리에(2백14가구)는 수도권 수요자들이 청약한 1순위에서 간신히 1.5 대 1을 기록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입지여건상 남양주 지역이 서울지역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가수요 거품마저 꺼진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분양시장은 지역 실수요자들에게 상당 부분 의지해야 한다"며 "실수요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분양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종현·김진수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