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실버타운이 "황혼의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65세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4%를 넘어선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들 노인계층을 겨냥한 실버타운 건립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서히 늘고 있다. 실버타운(Silvertown)이란 양로원보다 규모가 크고 노인을 위한 의료,레저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유료 노인주거시설을 가리킨다. 지난 88년 경기도 수원에 들어선 "유당마을"이 사실상 첫 케이스로 꼽힌다. 복합단지형 증가세=최근에는 단순한 주거.요양 기능을 떠나 의료.체력단련.문화.휴양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시설단지로 꾸며지는 추세다. 건강과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실버타운의 기능도 그만큼 다양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버타운은 입지특성에 따라 도시형.도시근교형.전원휴양형 등으로 나뉜다. 주거형태별로는 단독주거형.공동주거형으로 분류되며,사업방식으로는 임대형.분양형.종신형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전국에 건립됐거나 건립중인 실버타운은 약 4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노인들이 실제 거주하기에 불편이 없는 곳은 아직 10여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종교단체나 병원재단 등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도권에 절반이상이 몰려 있다. 분양가와 보증금,임대료,기타 경비 등은 실버타운이 갖추고 있는 각종 서비스 기능과 부대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입주보증금은 대략 5천만~1억원,월 생활비는 40만~80만원선이 가장 많다. 입주보증금 가운데 "보증금식"은 상각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입주자가 사망하거나 퇴소할 때는 전액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반면 상각식은 보증금식보다 입주시 부담이 덜하지만 보증금 중 일정액(보통 30~50%)이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된다. 최근에는 아예 등기분양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월 생활비는 1인보다는 부부 등 2인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어떤 곳이 있나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에서 지난해 5월 문을 연 삼성노블카운티가 대표적이다. 6만8천여평의 부지위에 들어선 지상 20층짜리 쌍둥이 건물에 30~70평형 5백40여가구의 주거공간과 갤러리,쇼핑센터,골프연습장,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서울 강남에서 승용차로 50분 거리에 있다. 현재 주거동 중 절반수준인 2백96가구만 운영 중이다. 나머지 주거동은 2004년에 모두 개장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노인 건강에 적합한 치료식은 물론 독립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24시간 간호체제도 운영된다. 무료로 세무.법률상담까지 해준다. 입주보증금은 평형별로 2억4천만~8억3천만원이며 별도의 생활비(식사.세탁.관리.시설이용.진료)가 월 1백10만~1백80만원 가량으로 국내 최고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시니어스타워는 도심 실버타운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지상 14층 건물에 수영장과 강당,영화감상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송도병원과 연계해 노인병 전문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5평형과 23평형,30평형 등이 있으며 입주보증금은 1억3천만~2억3천만원. 부부가 거주할 경우 월 55만원의 생활비를 내야 한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강서구 등촌동에도 지하4층,지상15층짜리 실버타운을 짓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으로 24~53평형의 노인전용 아파트 1백42가구가 들어선다. 또 분당신도시 구미동에 있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도 내년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25~94평형 2백54가구로 분양가는 평당 1천만원선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능하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들어서는 "수동시니어타운"은 5만5천여평의 부지에 16~32평형 1백88가구 규모로 분양가가 평당 4백만~6백만원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서울의 성복교회재단이 운영하며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단지 안에 양방과 한방이 모두 가능한 요양병원을 갖추고 있으며 사우나,수영장,헬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노인전문 편의점 등이 들어선다. 가족이 방문할 경우 83실의 콘도식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보증금 외에 일정액의 생활운영 보증금만 내면 일체의 추가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입주는 오는 10월께로 예정돼 있다. 인천 서구 경서동에 있는 "인천실버타운"은 연 2회 종합검진과 함께 입주자들의 자격취득 지원과 각종 세미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5~30평형으로 보증금은 7천만~1억원,월 생활비는 부부기준 1백30만원선이다. 경기도 포천군 내촌면에서 운영중인 "신라실버텔"은 한방 의료진이 상주하며 한방약탕사우나와 헬스시설 등을 제공한다. 11~31평까지 10년 단위로 입주할 수 있으며 보증금은 부부를 기준으로 6천4백만~1억2천4백만원,월생활비는 70만원선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